장난으로 혼인신고서 썼다가 유부남 된 20대…법원 "번복 안 돼"

【 앵커멘트 】
결혼을 앞뒀던 20대 남성이 어린 시절 장난삼아 쓴 혼인신고서 때문에 연인과 파혼하고 다른 사람의 아이까지 자신의 호적에 올릴 상황에 처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김종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0여 년 전부터 일부 젊은이들이 사랑의 정표로 주고받았던 혼인신고서.

기념품처럼 보관만 하는 용도였습니다.

▶ 인터뷰 : 김연수 / 문화평론가
- "사랑에 있어서도 기존의 익숙한·식상한 정표들 말고 특징적이고…."

그런데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혼인신고서를 행정기관에 내는 바람에 난처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박 모 씨는 정 모 씨와 교제 중이던 4년 전 장난삼아 혼인신고서를 작성했습니다.

▶ 스탠딩 : 김종민 / 기자
- "그런데 당시 20살이던 정 씨가 일종의 증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 혼인신고서를 시청에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고 두 사람은 교제 4개월 만에 헤어졌습니다.

2년 뒤 결혼을 준비하던 박 씨는 자신이 유부남으로 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인과 결국 파혼했습니다.

박 씨는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적법한 절차를 밟은 것이라며 1심과 2심 모두 기각했습니다.

상대방 정 씨도 이미 다른 남자와 결혼을 약속하고 임신까지 한 상황.

엉뚱한 아이가 박 씨의 자식이 될 상황에 처한 겁니다.

▶ 인터뷰(☎) : 박성민 / 박 씨측 변호사
- "당사자 사이에 부부라고 인정되는 정신적·육체적 결합을 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는 겁니다. 젊은 시절에 장난스럽게 했던 일방적인 혼인신고 때문에…."

박 씨는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MBN뉴스 김종민입니다.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