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올해 중국 갑급(2부)리그 데이터 분석 서비스 사업자를 따내고자 글로벌 기업 아미스코(Amisco)가 달려들었다. 아미스코는 옵타(Opta)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데이터 분석 업체다. 지난 3시즌 중국 슈퍼(1부)리그 데이터도 이 아미스코가 담당했다. 그에 비해 국내 스포츠 마케팅사 팀 트웰브(Team twelve)는 햇병아리에 가까웠다. 지난시즌 K리그 클래식, 챌린지를 분석한 것이 경력의 전부. 기업 규모만 놓고 볼 때 어른과 아이의 싸움이다.
하지만 작은 고추가 더 매웠다. 중국 현지 기업까지 가세해 6개사가 펼친 접전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에 다다랐다. 지난달 9일 중국축구협회의 심사 결과 발표에서 이름이 호명했다.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한 이정석 팀 트웰브 팀장은 "데이터 분석 업계에선 프로존(아미스코), 옵타, 델타트레(Deltatre)가 스리 톱으로 불린다. 팀 트웰브는 아기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겼다"며 웃었다.
무슨 수로 승리한 걸까.
실력, 노력, 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다.
지난시즌 20명 남짓 인원으로 K리그의 452경기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공중파에서 중계한 경기에선 선수 움직임을 쫓는 트래킹 시스템까지 적용, 언론에 자료를 배포했다. 자체적으로 컨텐츠 검수 부분에선 완벽하지 못했지만, 데이터 운영에선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트래킹의 경우 5~6경기 만에 정확도 99.8%를 찍었다. 데이터 수집에 도움을 준 파트너사 일본 데이터 스타디움에서도 혀를 내두른 성적표다.
팀 트웰브는 지난해 7월 연변에서 갑급리그 데이터 선정업체건과 관련하여 중국축구협회 리그 국장 앞에서 솔루션과 운영 능력을 어필했다. 연변FC 박태하 감독의 성공 신화와 맞물려 한국 축구, 그중에서도 K리그에 대해 호감이 한껏 높아진 터라 그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중국축구협회 리그 국장 귀에 꽂혔다.
박정선 대표는 "올해 K리그 데이터 분석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기술력에 덧붙여서 연간 400경기가 넘는 방대한 경기 분석을 하는데 있어서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기해야 하는 데이터 코딩에서 우리 한국 청년들 만이 갖고 있는 우수한 능력 덕분"이라며 코더들의 활약이 선정 제 1요인이라고 했다.
이정석 팀장은 "K리그에서 성공한 방식을 중국에서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K리그에서 선보인 데이터 수집 기술력에선 아미스코와 비슷한 평가를 받았고, 이름값은 부족해도 레퍼런스에선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력에 한중일 3사의 합심이 더해졌다. 한국의 팀 트웰브가 전면에 나섰고, 일본 데이터 스타디움과 중국 스포츠 과학 업체 동도위업이 뒤에서 옆에서 힘을 보탰다. 특히 동도위업은 중국 축구계의 현지 사정을 잘 알기에 큰 도움이 됐다고 팀 트웰브측은 전했다.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든든한 도우미 역할을 했다고.
약간의 운도 빼놓을 수 없었다. 유력한 우승후보 아미스코가 스스로 점수를 깎아 먹었다. 지난 3년간 중국슈퍼리그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제공하는 과정에서 일관되지 않는 데이터로 인해 중국축구협회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갑급리그까지 손을 뻗으려는 아미스코 대신 새 업체를 선정하고자 했다. 한국인 지도자를 선임하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동아시아 축구 문화를 이해하는 업체를 더 선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팀 트웰브는 이 싸움에서 승리했다. 무섭게 돈을 쏟아 붓는 큰 시장 중국으로의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힘차게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아직 진정한 의미의 도전은 시작하지 않았다고 이정석 팀장은 말했다. 그는 "데이터 사업권을 획득했다고해서 엄청난 계약금이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우린 말 그대로 데이터 사업 운영권과 그에 따른 상업권을 획득한 것이다. 이후 어떻게 더 큰 수익을 창출할지는 우리에게 달렸다. 주위에서 한류라고 하니 부담감과 책임감이 크다"고 했다.
기대감도 물론, 부담감만큼이나 크다.
7월 연변 출장 당시 박정선 대표와 이정석 팀장은 시진핑 효과를 체감했다. 이정석 팀장은 "전날 시진핑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연변에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축구에 대한 지원에 관해 이야기하고, 연변 축구를 호평했다더라. 그날 이후 연변이 1부에 승격까지 하면서 수많은 기업이 스폰서로 붙었다. 중국 축구가 무섭게 돈을 쏟아붓는 증거"라고 했다.
그는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선 연초 더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면서 가깝게는 프로축구연맹과의 계약 연장, 멀게는 슈퍼리그 승격을 목표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이정석 팀장은 "해외에 진출했다고 하더라도 여기가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갑급리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슈퍼리그로 승격하고 싶다"며 웃었다.
[yoonjinma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해 중국 갑급(2부)리그 데이터 분석 서비스 사업자를 따내고자 글로벌 기업 아미스코(Amisco)가 달려들었다. 아미스코는 옵타(Opta)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데이터 분석 업체다. 지난 3시즌 중국 슈퍼(1부)리그 데이터도 이 아미스코가 담당했다. 그에 비해 국내 스포츠 마케팅사 팀 트웰브(Team twelve)는 햇병아리에 가까웠다. 지난시즌 K리그 클래식, 챌린지를 분석한 것이 경력의 전부. 기업 규모만 놓고 볼 때 어른과 아이의 싸움이다.
하지만 작은 고추가 더 매웠다. 중국 현지 기업까지 가세해 6개사가 펼친 접전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에 다다랐다. 지난달 9일 중국축구협회의 심사 결과 발표에서 이름이 호명했다.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한 이정석 팀 트웰브 팀장은 "데이터 분석 업계에선 프로존(아미스코), 옵타, 델타트레(Deltatre)가 스리 톱으로 불린다. 팀 트웰브는 아기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겼다"며 웃었다.
무슨 수로 승리한 걸까.
실력, 노력, 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다.
지난시즌 20명 남짓 인원으로 K리그의 452경기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공중파에서 중계한 경기에선 선수 움직임을 쫓는 트래킹 시스템까지 적용, 언론에 자료를 배포했다. 자체적으로 컨텐츠 검수 부분에선 완벽하지 못했지만, 데이터 운영에선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트래킹의 경우 5~6경기 만에 정확도 99.8%를 찍었다. 데이터 수집에 도움을 준 파트너사 일본 데이터 스타디움에서도 혀를 내두른 성적표다.
팀 트웰브는 지난해 7월 연변에서 갑급리그 데이터 선정업체건과 관련하여 중국축구협회 리그 국장 앞에서 솔루션과 운영 능력을 어필했다. 연변FC 박태하 감독의 성공 신화와 맞물려 한국 축구, 그중에서도 K리그에 대해 호감이 한껏 높아진 터라 그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중국축구협회 리그 국장 귀에 꽂혔다.
중국축구협회가 팀 트웰브의 사업자 확정 사실을 홈페이지에 공표했다. 사진=팀 트웰브
박정선 대표는 "올해 K리그 데이터 분석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기술력에 덧붙여서 연간 400경기가 넘는 방대한 경기 분석을 하는데 있어서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기해야 하는 데이터 코딩에서 우리 한국 청년들 만이 갖고 있는 우수한 능력 덕분"이라며 코더들의 활약이 선정 제 1요인이라고 했다.
이정석 팀장은 "K리그에서 성공한 방식을 중국에서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K리그에서 선보인 데이터 수집 기술력에선 아미스코와 비슷한 평가를 받았고, 이름값은 부족해도 레퍼런스에선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력에 한중일 3사의 합심이 더해졌다. 한국의 팀 트웰브가 전면에 나섰고, 일본 데이터 스타디움과 중국 스포츠 과학 업체 동도위업이 뒤에서 옆에서 힘을 보탰다. 특히 동도위업은 중국 축구계의 현지 사정을 잘 알기에 큰 도움이 됐다고 팀 트웰브측은 전했다.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든든한 도우미 역할을 했다고.
약간의 운도 빼놓을 수 없었다. 유력한 우승후보 아미스코가 스스로 점수를 깎아 먹었다. 지난 3년간 중국슈퍼리그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제공하는 과정에서 일관되지 않는 데이터로 인해 중국축구협회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갑급리그까지 손을 뻗으려는 아미스코 대신 새 업체를 선정하고자 했다. 한국인 지도자를 선임하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동아시아 축구 문화를 이해하는 업체를 더 선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선 팀 트웰브 대표는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기해야 하는 데이터 코딩에서 우리 한국 청년들 만이 갖고 있는 우수한 능력 덕분"이라며 "코더"들의 활약이 선정 제 1요인이라고 했다. 사진=팀 트웰브
팀 트웰브는 이 싸움에서 승리했다. 무섭게 돈을 쏟아 붓는 큰 시장 중국으로의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힘차게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아직 진정한 의미의 도전은 시작하지 않았다고 이정석 팀장은 말했다. 그는 "데이터 사업권을 획득했다고해서 엄청난 계약금이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우린 말 그대로 데이터 사업 운영권과 그에 따른 상업권을 획득한 것이다. 이후 어떻게 더 큰 수익을 창출할지는 우리에게 달렸다. 주위에서 한류라고 하니 부담감과 책임감이 크다"고 했다.
기대감도 물론, 부담감만큼이나 크다.
7월 연변 출장 당시 박정선 대표와 이정석 팀장은 시진핑 효과를 체감했다. 이정석 팀장은 "전날 시진핑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연변에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축구에 대한 지원에 관해 이야기하고, 연변 축구를 호평했다더라. 그날 이후 연변이 1부에 승격까지 하면서 수많은 기업이 스폰서로 붙었다. 중국 축구가 무섭게 돈을 쏟아붓는 증거"라고 했다.
그는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선 연초 더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면서 가깝게는 프로축구연맹과의 계약 연장, 멀게는 슈퍼리그 승격을 목표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이정석 팀장은 "해외에 진출했다고 하더라도 여기가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갑급리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슈퍼리그로 승격하고 싶다"며 웃었다.
[yoonjinma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