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에스원, 보안수요 증가로 작년 영업익 12% 증가
입력 2016-01-04 17:09  | 수정 2016-01-04 19:30
◆ 기업분석 / 에스원 ◆
시스템 보안업체 에스원이 전반적인 실적 부진에 빠져 있는 국내 코스피 상장사 사이에서 높은 성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그룹이라는 확실한 법인 가입자를 확보한 가운데 인구 고령화 영향으로 개인 가입자도 계속 늘고 있다.
4일 금융투자 업계가 내놓은 컨센서스에 따르면 지난해 에스원은 매출액 1조8508억원, 영업이익 192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기록한 매출액(1조7183억원), 영업이익(1723억원)과 비교해 각각 7.7%와 11.8% 늘어난 것이다.
매출액 1조965억원, 영업이익 1346억원을 기록했던 2012년 실적과 비교해 보면 에스원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3년 동안 매출액은 68.8%, 영업이익은 43.2% 급증했다.
에스원의 호실적은 인구 구조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1~2인 가구, 특히 범죄 노출 가능성이 높은 노인 가구가 늘면서 보안 시스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전체 인구 대비 20% 수준으로 20년간 3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가정용 보안 시스템 판매 단가는 법인 대상 보안 시스템 단가보다 30~40%가량 낮다. 가정용 보안 시스템 가입자가 늘면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ARPU 감소율보다 가입자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에스원 실적 전망은 밝은 편이다. 법인 대상 보안 시스템 가입자 수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강재성 현대증권 연구원은 "2011년 대비 2017년 ARPU는 10%가량 감소하겠지만 같은 기간 가입자는 매년 11%씩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것은 한국보다 먼저 인구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 인구 구조가 급격하게 변화했던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일본 보안업체 세콤 실적에서 가정용 보안 시스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서 30%로 확대됐다. 지금은 가정용 보안 시스템 비중이 50%가 넘는다. 현재 에스원 가정용 보안 시스템 비중은 15%밖에 안 되기 때문에 한국이 일본과 유사한 인구 구조 변화를 겪는다고 가정하면 향후 에스원의 가정용 보안 시스템 가입자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인구 구조 변화에 기반한 에스원의 낙관적인 전망은 최근 삼성그룹 지배 구조 개편 과정에서 나타났던 시장 우려를 잠재우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9월 7일 에스원 자회사인 시큐아이 지분 전량을 삼성SDS에 매각한다고 발표했을 때 에스원 주가는 6.3% 급락한 8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당시 오너 지분 비율이 높은 삼성SDS를 밀어주기 위해 에스원의 알짜 회사를 떼어내 삼성SDS에 넘겨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4년 영업이익률 17.7%로 종속회사를 포함한 에스원 평균 수익률(10%)을 넘어서는 정보보안 사업을 매각한 점이 단기적으로 에스원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일 종가 기준으로 에스원 주가는 10만원에 육박한다. 1년 전 주가(7만1100원)보다 40.8%나 상승했다. 지난해 9월 7일 종가와 비교해도 주가가 12% 올랐다. 단기적인 악재가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 흐름을 꺾지 못한 것이다.
다만 2014년 삼성물산으로부터 인수한 건물관리 서비스는 한동안 에스원 실적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건설경기 침체로 대형 건물 신축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건물 증가세 둔화는 주로 대형 건물을 상대로 건물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스원 입장에서 악재일 수밖에 없다.
에스원 IR 관계자는 "멀리 내다보면 건물가치를 유지하고 건물 내 시설·설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활동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인 건물관리 시장 전망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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