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이날 이 여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예방했던 때와 달리 비공개 대화를 갖고 덕담도 해준 걸로 전해져 이 여사가 문 대표보다 안 의원의 행보에 좀 더 무게를 실어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은 탈당 후 처음으로 이 여사를 찾아갔다. 안 의원의 이번 예방은 공식적으로는 새해 인사 차원이었지만 신당 성공을 위해 필요한 호남 지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김동철, 문병호, 황주홍, 유성엽, 임내현 의원 등과 함께 동교동을 찾아 이 여사에게 새해 인사 드리려고 왔습니다”라며 큰절을 올렸다.
이어 안 의원은 이희호 여사가 깁스를 한 것을 보고 지금 계속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계시냐”며 건강을 묻기도 했다. 이에 이 여사는 넘어지면서 의자를 붙잡은게.. 지금은 괜찮다”며 (깁스를) 풀게 되면 그때 가서 병원에 갈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후 안 의원과 이 여사는 20여분간 비공개로 대화를 나눴다. 안 의원은 기자들에게 (이 여사가) 앞으로 만드는 정당이 정권교체를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이에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병행발전, 두 축을 가장 중심에 두고 만들어가겠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일 문 대표가 예방할 당시 이 여사는 올 한해 원하시는 게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덕담과 문 대표 말 중간중간 네”라는 대답 외에 8분동안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고, 따로 독대도 하지 않았다.
안 의원은 탈당 후 호남 민심 잡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탈당 직후 전주와 광주를 방문했고 권노갑 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두루 접촉하고 있다. 정균환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는 등 동교동계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이 여사가 안 의원에게 힘을 보태주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노승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