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노벨상 수상자의 美 경제 전망 “주가 거품 빠지고 집값은 현상유지”
입력 2016-01-04 15:49 

‘현상유지(flat)‘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집값을 이같이 전망했다.
3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현장에서 매일경제 취재팀과 만난 실러 교수는 금리와 상관없이 미국 집값은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시중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잠재적인 주택매입 수요가 줄어들어 집값은 하락한다. 실러 교수는 그러나 세상이 이론대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며 특히 주택 수요는 금리보다 고용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치며, 개인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러 교수는 또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렸다는 것은 미국경기가 좋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집값도 함께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생겨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인상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실러 교수는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실러 교수는 미국 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낀 거품을 제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러 교수는 제로(0) 금리 때문에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최근까지 미국 주가는 본질 가치 이상으로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었다”며 이제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주가가 정상을 찾아가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로 금리 때문에 낀 거품이 걷힐 것이라는 얘기다.
실러 교수는 주가에 거품이 끼게 된 이유를 투자자들의 심리에서 찾았다. 실러 교수는 일단 주식에 투자하고 나면 자기가 선택한 종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같은 심리 때문에 주식에 낀 거품을 거품으로 인정하지 않아 거품이 커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로 금리 때문에 주가가 올라간 것을 마치 기업 본질 가치가 좋아져 주가가 오른 것으로 간주하려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있다는 것이다.
실러 교수는 이같은 현상을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야구팀 실력을 실제 실력보다 과대 평가하고, 자신이 지지하는 대통령 후보는 반드시 당선될 것이라고 믿는 심리와 비슷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 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과대 평가됐다고 보는 근거로 실러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후 미국 주식시장 가치가 세 배 가까이 커졌는데 얼핏 보더라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할 때 현재 기업 가치가 세 배까지 높아졌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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