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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무 화백 별세, '3대 마구'로 꿈과 희망 안긴 '독고탁의 아버지' 이상무 '애도'
입력 2016-01-04 14:37  | 수정 2016-01-05 09:21
이상무 화백 별세/사진=연합뉴스
이상무 화백 별세, '3대 마구'로 꿈과 희망 안긴 '독고탁의 아버지' 이상무 '애도'

3일 별세한 만화가 이상무(본명 박노철) 화백은 1970~1980년대 만화 팬과 야구팬의 친구이자 영웅 '독고탁'을 탄생시킨 '독고탁의 아버지'로 불렸습니다.

1971년 '주근깨'에서 처음 등장한 주인공 독고탁은 이어 '우정의 마운드' '아홉 개의 빨간 모자' '다시 찾은 마운드' 등에 등장하며 1970~1980년대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자리 잡았습니다.

독고탁은 당시 범람하던 명랑만화의 정의롭고 선량한 미남·미녀 주인공과는 사뭇 다르게 반항심과 질투심을 품은 까까머리 소년이었습니다.

이 화백의 독고탁은 성인 독고탁, 어린 독고탁, 바보 독고탁, 천재 독고탁 등 작품마다 조금씩 다른 면모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늘 뭔가 부족하고 가족의 가치를 고민하게 하는, 평범한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인물이었습니다.

'달려라 꼴찌'는 특히 1982년 프로야구 창단과 더불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만화에 등장하는 S자로 휘는 '드라이브 볼' 먼지를 일으키며 꽂히는 '더스트 볼' 땅에 닿지 않는 '바운드 볼' 등 일명 '3대 마구'는 독자를 매료시켰습니다.

이충호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은 "나를 비롯한 동년배 만화가들이라면, 1970~19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독고탁과 친구로서 시간을 공유했을 것"이라고 회상했습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이 화백이 기증한 자료를 바탕으로 2014년 '달려라 꼴찌'를 복간하기도 했으며, 이 화백이 소년한국일보에 연재한 '다시 찾은 마운드'는 만화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이 화백은 1980년대 성인 만화 잡지가 탄생하고서는 어른을 위한 만화도 여럿 펴냈습니다.

만화광장에 연재한 '포장마차'에서는 1980년대 판자촌과 샐러리맨 등 소시민의 애환을 그렸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싱글로 가는 길' '불타는 그린' '운명의 라스트 홀' 등 골프 만화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분야를 넓혔으며 2011년에는 조갑제 씨가 쓴 박정희 전기를 바탕으로 '만화 박정희'를 그리는 색다른 행보도 보였습니다.

한편 만화평론가인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박인하 교수는 "가족의 가치와 스포츠를 통한 감동과 성장을 드러내는 작품을 주로 발표한 이상무 작가는 박기정, 박기준 작가의 계보를 이어가는 한국 서사만화의 중요한 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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