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알린 `다카시마 공양탑` 폐쇄 `충격`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다카시마 공양탑' 가는 길이 최근 폐쇄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준다. 지난해 9월 MBC '무한도전'과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소개해 안타까움을 전했던 곳이다.
4일 서경덕 교수 측에 따르면 최근 일본 나가사키(長崎)시는 '다카시마 공양탑'을 폐쇄했다.
앞서 '무한도전' 방송 후 많은 시청자가 공양탑을 방문하고자 해 지난해 서 교수팀은 외딴곳에 방치됐던 '공양탑 가는길'의 벌초작업을 했고, 나가사키시에 안내판 설치를 문의했다. 네티즌의 모금 비용을 이용했다.
서 교수는 "허리를 90도로 꺽어야만 겨우 들어갈 수 있는 험난한 길을 누구나 다 방문할 수 있도록 벌초작업을 한 후 나가사키시에 '강제 연행된 한국인의 혼이 잠들어 있는 장소'라는 안내판을 설치하고자 허가를 해 달라는 연락을 계속해서 취했지만 두달 동안 '논의중'이라고만 밝혔다. 그라다 지난 12월말 메일 한통을 통해 '불허한다'라는 입장을 밝혔고, 산케이신문 기사를 통해 '공양탑 안에 묻혀있는 사람들이 조선인들인지 명확하지 않다'라는 이유로 '불허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3일자 산케이신문은 나가사키시가 다카시마 섬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청취조사에서도 공양탑에 한반도 출신자의 유골이 안장돼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고, 인근 사찰인 금송사(金松寺)로 유골이 전부 이전됐다고 전했다. 또 이런 취지의 설명판을 공양탑 주변 3군데에 세웠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다카시마 공양탑에 묻힌 유골은 다카시마 탄광에서 죽은 징용자들, 바다에서 조난을 당한 표류자들, 그리고 분명한 것은 하시마 탄광 조선인 사망자의 유골을 공양탑으로 옮겨왔다는 기록이 남아있다는 것"이라며 "명백한 역사적 기록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민들의 청취조사를 통해서 '조선인들이 묻혀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주장'이자 '역사왜곡'을 하는 전형적인 행동에 불과하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특히 산케이 보도 후 서 교수 측에서 다카시마 공양탑의 현재 상황을 직접 점검해 본 결과, 공양탑 들어가는 입구에 역사적 사실과 맞지 않는 안내판 2개를 세우고 그 사이에 밧줄 2개를 엮어 '위험'이라는 간판을 걸어 길 자체를 폐쇄한 상황을 확인했다.
서 교수는 "지난해 7월 이 지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후에도 나가사키시는 계속적으로 '강제징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새롭게 만든 안내서에서도, 새롭게 만든 박물관에서도 '강제징용'의 단어는 절대 삽입하지 않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카시마 공양탑의 정확한 역사적 사실 자료를 가지고 나가사키시 담당자를 곧 만나 폐쇄한 길을 누구나 갈 수 있도록 꼭 만들겠다. 특히 올해는 '강제징용'이 있었던 일본 내 다른 도시에서도 역사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카시마는 일본 군수 대기업인 미쓰비시(三菱)가 한인을 징용한 탄광 섬의 하나다. 일제강점기 많은 한국인이 끌려가 비참하게 일하다 목숨을 잃었지만 일본의 근대화 관광지로만 알려졌다. 다카시마 공양탑은 미쓰비시가 한인 유골 매장지를 알린다는 명목으로 세웠지만, 무성한 수풀 한가운데 방치돼 있는 데다가 위패조차 불에 타 사라진 상태였다. 지난해 9월 '무한도전'이 이를 알려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jeigun@mk.co.kr/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처, 서경덕 교수 측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