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김정은 신년사 예년보다 3시간 늦게 공개, 핵 문제 언급 없어
입력 2016-01-01 15:30 
김정은 신년사/사진=연합뉴스
김정은 신년사 예년보다 3시간 늦게 공개, 핵 문제 언급 없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일 낮 12시 30분(평양시 12시)부터 뿔테 안경을 쓰고 담담한 표정으로 29분간 신년사를 낭독했습니다.

2013년 처음 육성 신년사를 한 이래 4년째 같은 방식을 유지한 것입니다.

조선중앙TV 등 방송을 통한 육성 신년사 발표를 사실상 정례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최측근인 김양건 당 비서겸 통일전선부장의 시신 앞에서 울먹거릴 때와는 달리 시종일관 차분한 모습으로 29분간 연설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올해는 김 제1위원장의 발표 영상과 노동당 청사 건물 사진 이외에 신년사 내용과 관련된 상당수 '성과물'들의 사진을 발표 방송에 삽입했습니다.

경제 부문을 언급할 때는 철도, 용광로, 밭, 공장 사진을, 건축 부문을 발표할 때는 미래과학자거리, 고층 아파트 사진을 보여줬다. 군사력 부문을 언급할 때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 사출시험 사진도 들어갔습니다.

이는 30분에 가깝게 이어지는 신년사 발표 방송의 구성이 시청에 다소 지루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신년사에서 '자강력제일주의'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며 경제건설에 주력할 것을 주문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10월 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도 핵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오는 5월 제7차 당대회 등 중요 행사를 앞두고 중국 등 주변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북한이 한해 정책 방향을 밝히는 신년사는 그동안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시대를 거치며 최고지도자 스타일에 따라 발표 방식에서 변화를 보였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한국 시간으로 오전 9시에 방영했던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를 이번에는 낮 12시30분에 방영했습니다.

평양시간이 한국의 표준시보다 30분 늦은 것을 고려하더라도 예년보다 3시간 늦게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를 공개한 것입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년사 내용 중 대남 관련 부분 수위 조절 등 내부 사정이 있었던 게 아니겠느냐고 관측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어제 김양건 당비서의 장례식이 있어 그를 배려하는 차원인 것 같고, 남북관계 부분에서 수위 조절을 위해 시간이 걸린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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