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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 KBS 연기대상과 유아인의 수상 소감
입력 2016-01-01 10:28  | 수정 2016-01-01 15:25
고수심과 김수현(사진=KBS 제공)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해마다 되풀이되는 시상식의 트로피 남발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스스로 상의 권위를 떨어트린다는 비판도 있지만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속 누구 하나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시상식 주최 측의 고심이 짐작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너무 했다. 최우수상도 아닌, 대상에서 공동 수상자가 나왔다. 2015 KBS 연기대상에서다. 극적 장치가 여럿 마련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이럴 수 없다. 29년 역사를 지닌 KBS 연기대상의 '파격'으로 포장하기에는 손발이 오그라든다.
병신년(丙申年)을 앞둔 12월 31일 서울 여의도 KBS별관공개홀에서 진행된 '2015 KBS 연기대상'에서는 고두심과 김수현이 나란히 대상을 받았다. 이들 대상 앞에 '영예'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까. 수상자 역시 진심으로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힐 수 있을까.
물론 두 사람의 대상 수상 자격에는 이견이 없다. 고두심은 1989년, 2004년에 이어 세번째 KBS 연기대상이다. 고두심이란 이름 앞에 연기력에 관한 설명은 실례다. 그러한 그는 올해 '부탁해요 엄마'와 '별난 며느리' 두편에서 활약했다.

김수현 역시 명실공히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한류스타다. 김수현은 올해 높은 평균 시청률(17.7%)을 기록한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백승찬 신입 PD 역을 맡아 열연했다. 다만 '프로듀사' 속 그가 맡은 배역 자체가 연기력을 평가할 만큼 크게 인상적이었는지 의문이다.
KBS는 김수현으로 인해 큰 이득을 챙겼다. 4년 전 '드림하이' 덕 KBS 신인상 수상자이기도 한 그는 프로그램 '수출' 효자이자 그들이 성장시킨 자랑스러운 아들일 수 있다. KBS가 앞으로도 생색을 내려면 그에 걸맞은 '사랑의 징표'를 줄 필요가 있다. 그는 이날 대상뿐 아닌 이날 전세계가 뽑은 네티즌상, 베스트커플상까지 받아 3관왕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같은날 치러진 SBS 연기대상(SAF·SBS AWARDS FESTIVAL) 시상식에서 '육룡이 나르샤'로 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쥔 유아인의 수상 소감이 화제다. 그는 상을 받은 뒤 제가 최우수한 연기를 펼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잘해서 주신 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상패 하나에 많은 야심이 뭉쳐있고 힘겨루기를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의 일은 카메라가 돌고 있을 때 가장 순수하게 연기하는 것이다. 영악하고 여우 같아지고 괴물 같아지는 순간이 많지만 좋은 배우가 뭔지 더 수준 높은 연기가 뭔지 끊임없이 다그치고 또 다그치고 다그치면서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연기 대상이다. '인기 대상'이 아니다. KBS 연기대상과 묘하게 오버랩 되는 지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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