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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년 소망] ‘20년째 LG팬’ 엘군은 유광점퍼를 입을 수 있을까
입력 2016-01-01 07:03  | 수정 2016-01-01 07:17
다음 시즌 5년 만에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선발투수로 역할을 바꾸는 봉중근(사진). 그의 선발전환과 함께 강해질 마운드 높이가 LG의 성적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희망의 태양이 떠올랐다. 지난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도 35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프로스포츠의 목표는 우승이다. 그 하나뿐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또 한 번의 전쟁이 펼쳐진다. 그 출정을 위해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겨우내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러면서 제단 앞에 서서 소원을 빌고 있다. 더 강해지고 싶다고, 더 잘 하고 싶다고. 2015년보다 더 희망찰 2016년을 꿈꾸는 10개 구단의 새해 소원을 풀어봤다. <편집자 주>

도전과 변화 속 LG, 마운드만큼은 언제나 에이스
2016.01.01 서울 사는 20년째 LG팬 엘군의 일기.
나는 20년 째 LG야구에 죽고 못 사는 열혈 LG 팬이다.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 심지어 여동생까지도 트윈스 하나로 뭉치는 말 그대로 LG 트윈스 패밀리다. 이런 우리 가족은 그렇지만 지난해가 참 우울했다. 유일한 낙인 LG의 야구가 너무도 참담했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기대라도 안 했으면 덜 실망 했을 것이다. 그런데 2013년부터 갑자기 잘하기 시작하며 2년 연속 유광점퍼를 입게 만들어 팬들을 설레게 만들더니 지난해, 아주 살짝 우승이라는 달콤한 상상을 했던 것이 민망할 정도로 예전모습으로 돌아갔다. 최종 성적은 9위. 신생팀인 kt를 제외하면 기존 팀 중에서는 꼴찌였다. 게다가 더 분노할 사실은 LG와 한지붕 아래 라이벌 두산이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배 아플 일을 해낸 것이다. 가만, LG의 마지막 우승은 언제였더라...
그래도 난 열혈 LG 팬으로서 올해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 기회가 올 것이라 믿는다. 왜냐하면 올해는 기대를 걸어볼만한 요소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베테랑 봉중근이 마무리투수 외도를 끝내고 선발투수로 돌아올 예정이다. 지난 4년간 LG의 뒷문을 책임졌던 봉중근, 경기장 안팎에서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선수들을 이끌었지만 지난 시즌은 마무리로서 힘이 부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본연의 역할인 선발로 돌아온 봉중근이 제몫을 해낸다면 기존의 헨리 소사. 우규민, 류제국으로 이어지는 환상 로테이션에 화룡점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외인투수 한 자리도 에이스 급 선수가 영입된다면 꿈의 5선발이 되지 않을까.
올 시즌부터 새로 LG 코칭스태프로 부임하게 된 이상훈 코치. 사진=LG 트윈스 제공
또한 선발만큼이나 뒷문도 단단하다. 팬들이 간절히 잔류를 원했던 이동현이 역시 내년에도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올해처럼 뒷문을 걸어 잠글 것이다. LG에 인대를 바치겠다던 이동현이 중심을 잡은 불펜진에 미래의 수호신 후보 정찬헌이 특유의 표정만큼이나 강력한 강속구를 던져준다면 LG의 마운드는 든든함 그 자체다.
추가적으로 기대주들인 임정우, 윤지웅, 유원상이 기복 없는 투구로 가능성을 내보여준다면 마운드의 힘만으로도 LG는 내년 시즌 반등을 노릴 수 있다. 그리고 LG 팬들이 기대하는 기쁜 소식이 또 있다. 바로 LG의 레전드인 야생마 이상훈이 피칭아카데미 초대원장으로 친정에 돌아온다는 소식. 지난 시즌도 팀 평균자책점 2위를 기록했던 LG의 마운드는 올해 더욱 강력해진 모습으로 KBO리그의 무서운 태풍이 될 것이다. 마운드가 강하면 침체에 빠졌던 타선도 같이 신바람을 내지 않을까?
한 살 더 먹은 2016년에도 나는 변함없이 LG의 열혈 팬이 될 것이다. 나는 오늘도 지난해 내내 장롱 속에 고이 숨겨졌던 유광점퍼를 바라본다. 그리고 올해 다시 저 점퍼를 입고 가을에 잠실로 향하는 꿈을 꾸며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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