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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강팀 DNA, 2015년 5강팀 ‘환희의 순간’
입력 2015-12-31 06:26 
두산 베어스가 삼성을 꺾고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등극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사상 첫 5강 시대를 연 2015시즌 KBO리그. 기존의 평가 잣대였던 4강은 옛말이 됐다. 와일드카드제가 도입되며 10개 구단 중 5개 구단이 강팀으로 불리며 상위권을 형성했다. 삼성과 두산 같은 꾸준했던 강팀이 올해도 자리를 차지했고 넥센 역시 3년째 자리를 지키며 강팀 대열에 안착했다. NC 역시 2년 연속 가을야구를 치렀다. 과거 왕조를 형성했지만 최근 힘을 잃었던 SK는 와일드카드 막차에 탑승하며 다시 감격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 5강 팀들의 환희의 순간을 꼽아봤다.
두산은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됐다. 그간 우승에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두산은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삼성을 꺾고 감격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정규시즌 3위로 시작해 이뤄낸 업적. 특히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마운드에서는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이 원투펀치를 형성해 위력을 과시했고 이현승이 뒷문을 단단히 지켰다. 타석에서는 이제 메이저리거가 된 김현수와 두산의 재간둥이 정수빈 등의 활약이 눈부셨다. 양의지가 선보인 부상투혼, 초보 감독으로 정상에 오른 김태형 감독의 뚝심도 빛났다.
비록 왕관을 넘겨줬으나 삼성은 5년 연속 KBO리그 정규시즌을 제패하며 왕조를 유지했다. 윤성환, 장원삼, 피가로, 클로이드, 차우찬으로 이어지는 5선발은 전원 10승 이상을 달성하며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국민타자 이승엽은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KBO리그 최초 400홈런의 대기록을 작성했으며 구자욱이라는 대형신인의 등장은 삼성의 향후 10년 미래를 밝게 했다.
NC 다이노스는 올해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KBO리그 역대 최초로 타자 9명이 규정 타석을 채운 팀이 됐다. NC는 지난 9월25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에서 포수 김태군이 두 타석을 밟으며 주전 타자 9명이 모두 규정 타석(446)에 들어섰다. 1군에 들어선지 3년 밖에 되지 않은 젊은 팀이 해낸 성과이기에 더 값진 일. 또한 NC는 KBO 리그 최초로 한 시즌 100타점을 넘긴 타자 3명(에릭 테임즈-나성범-이호준)을 배출하는 가공할만한 위력도 함께 선보였다.
이제는 완벽히 강팀 DNA가 생긴 넥센.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누구도 쉽게 볼 수 없는 KBO리그 대표 강팀이 됐다. 넥벤져스라 불렸던 타선의 위용은 여전했다. 53홈런을 기록한 박병호는 한 시즌 최다타점(146)까지 만들었다. 유한준은 시즌 안타왕을 차지했으며 강정호의 자리를 물려받은 김하성은 그 빈자리를 완벽히 메우며 넥센의 대형 유격수 계보를 이어갔다. 마운드에서는 4년간 굳건히 넥센의 선발진을 이끌고 있는 앤디 밴헤켄이 제몫을 해냈다. 조상우는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며 차세대 넥센 마운드를 책임질 중추자원으로 거듭났다.
올 시즌 새로 신설된 5위 와일드카드 제도. SK는 치열한 경쟁 끝에 한화-KIA 등을 따돌리고 5강 와일드카드 막차에 탑승하는 기쁨을 누렸다. 사진=MK스포츠 DB
올 시즌 당초 우승후보로 거론됐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하위권이 더 유력해보였던 SK. 그러나 시즌 마지막에 가서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승자가 되며 5강행 막차를 탔다. SK는 9월 13일 마산에서 치른 NC전에서 충격의 끝내기 패배를 당해 경쟁에서 이탈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이후 연패 없는 경기를 치르며 가능성을 열었고 9월 28일에서 30일까지 세 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이어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3일 NC전. 3-3으로 팽팽했던 이날 경기 8회말에 나주환의 역전 솔로포가 작렬하며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 이후 김광현-정우람 등 선발과 불펜 가릴 것 없이 총 출동해 뒷문을 굳게 잠그며 정규시즌 5위를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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