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현정-정명훈, 다시 날선 공방…‘진실게임 2라운드’
입력 2015-12-30 16:44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 /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 <매경DB>

사회적으로 생매장당해 13개월을 무덤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던 사람을 다시 무덤 속으로 밀어넣었다.”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가 정명훈 시향 예술감독에게 30일 공개서한을 보내 또 다시 인격살인을 하고 있다”며 정면비판했다. 전날 정 감독이 시향 단원 등에게 편지를 보낸데 이어 이번에는 박 전 대표가 언론사에 3페이지 분량의 서한을 보내 양측이 ‘편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모두 진실이 밝혀지길 원하다”고 주장해 이번 사건이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된다.
서울시향 사태와 관련해 박 전 대표는 작년 12월 서울시향 직원들의 막말·성추행 폭로전으로 사퇴한 뒤 13개월간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의견을 밝혔다. 그는 편지에서 시향직원들의 폭로회견 배후에 정 감독의 부인인 구 모씨와 정 감독의 여성 보좌역 백모 씨가 있다고 지목해 파장을 예고했다. 더구나 정 감독은 오는 31일을 끝으로 서울시향 예술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돼 향후 시향사태 진실공방은 ‘정명훈 부부 vs 박현정이라는 양자 구도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박 전 대표는 ‘인간·음악가·한국인 정명훈 선생님께로 시작하는 서한에서 지난 29일 정 감독이 시향 직원들에게 보낸 퇴임 편지에서 한 사람의 거짓말” 등으로 언급한 점을 겨냥한 듯 저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다시 한번 인격살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13개월 동안 제 억울한 누명을 벗겨 줄 유일한 희망인 경찰수사 결과만 간절히 기다리며 수 백시간 조사를 받았다”며 유럽에 체류 중인 부인 구 씨가 조속히 귀국해 경찰 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국적자인 구 씨는 범죄 혐의가 있어 조사가 필요한 이에게 적용되는 ‘입국 시 통보가 내려진 상태로, 본인이 자진해서 입국하지 않으면 한국 경찰이 강제로 신병을 확보할 방법이 없다. 이어 감독님께서 이렇게 떠나시고 사모님도 귀국하지 않으시면 진실규명은 요원해진다. 수사를 통해 진상이 확인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 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이날 서한에서 가장 논란을 예고하는 부분도 구 씨와 백 보좌역이 폭로전을 모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휴대폰 문자 내용들이다. 물론 이는 박 전 대표가 경찰 대질신문 과정에서 들었다며 공개한 것으로, 경찰은 구 씨가 입국해 조사를 받기 전까지는 문자 내용의 존재 자체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3~4월까지 서울시향을 두 차례 압수수색한 데 이어 5~7월 걸쳐 방대한 분량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폰 문자 등 디지털 기록을 복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대표는 구 씨가 백 보좌역에게 (박현정을) 내쫓는 이유는 인권 문제로 포커스해야 한다” 정명훈-박현정 간 갈등이 아니라 직원-대표 간 갈등으로 밀어붙여라” 등의 내용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시향과 정 감독 측은 이른바 구 씨 배후설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역으로 박 전 대표가 허위 사실로 경찰 수사를 왜곡시켜서는 안 된다고 일축해왔다.
정 감독 법률대리인들은 최근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최근 경찰 수사 과정에서 정 지휘자의 부인이 직원들의 직원들을 종용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유로 입건됐다는 보도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한 지휘자(정 감독)의 부인은 직원들을 사주한 것이 아니라 피해 입은 직원들의 사정을 알게되자 심각한 인권문제로 파악해 이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도록 도와준 것”이라며 주장했다. 시향 측 역시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박 전 대표가 주장하는 문자 내용은 전혀 사실도 아니고 이렇게 언론플레이를 해서도 안 된다”며 더구나 휴대폰 문자는 그 앞뒤 내용과 맥락을 정확히 따져서 진의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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