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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싶다’ 2015년 구단별 아쉬웠던 순간과 각종사고
입력 2015-12-30 06:00  | 수정 2015-12-30 10:10
삼성의 수호신 임창용(사진)은 시즌후반 불거진 불법 해외원정도박 스캔들로 불명예스러운 방출을 당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2015 을미년도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10개 구단 시대를 연 올 한해 KBO리그는 양적, 질적으로 한 단계 성장을 이뤄냈다. 762만 2494명의 관중을 동원해 2012년 이후 최다관중 기록을 세웠으며 사상 첫 와일드카드제 도입으로 5강 시대에 돌입했다. 후반기와 포스트시즌까지도 폭발적인 팬들의 관심을 얻었다. 또한 WBSC 프리미어12에서는 기적 같은 우승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반면 높아진 인기와 사회적 책임에도 불구하고 눈살을 찌푸릴만한 불미스러운 일로 팬들을 한숨짓게 만드는 사건도 많았다. 올 한해 각 구단별 잊고 싶은 순간을 꼽아봤다.
한국시리즈 챔피언 두산, 즐거운 일이 가득했지만 시즌 중반 대리퇴장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 5월 두산과 NC의 마산경기 중 오재원과 에릭 해커가 실랑이를 벌였고 곧이어 벤치클리어링이 펼쳐졌다. 이와 중에 두산 벤치쪽에서 그라운드로 야구공이 날아들었고 심판은 두산 장민석을 공을 던진 선수로 판단하며 그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하지만 사건의 전말이 알려진 다음날, 민병헌이 실제 공을 던진 주인공으로 밝혀졌다. 결국 민병헌은 사과와 함께 40시간 유소년 야구 봉사 및 3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다음 날 경기 시작 전 당사자들은 양팀 감독 앞에서 화해의 의미로 서로 손을 맞잡았다.
삼성은 올 시즌 경기외적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시기, 언론의 보도로 알려진 삼성 주축투수들의 불법 해외원정도박 스캔들은 통합 5연패를 꿈꾸던 삼성을 발칵 뒤집어 놨다. 이름값, 실력 모든 면에서 핵심 중 핵심인 임창용, 안지만, 윤성환은 결국 한국시리즈를 뛰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여론의 질타를 받으며 야구선수 인생의 최대고비에 놓였다. 현재 임창용은 팀에서 방출당하며 불명예스럽게 퇴출됐으며 안지만, 윤성환은 아직 수사 중이다. 큰 위기를 맞은 삼성은 내년 시즌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3년차를 맞은 NC는 성적과 화제 면에서 나쁘지 않았지만 흥행 면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NC는 올해 52만 2668명의 관중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전체 9위. 경기수가 늘어나 지난 시즌보다는 전체관중수가 늘어났지만 평균 관중 수는 7297명에서 7259명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NC는 내년 시즌 60만 관중을 목표로 스타급 선수 영입하는 등 다양한 팬서비스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강팀으로 자리를 굳힌 넥센. 그러나 모기업이 없는 불안한 상황은 어김없이 발목을 잡아 큰 뇌관이 됐다. 넥센과 네이밍스폰서십 종료를 앞둔 구단이 물밑에서 일본계 금융회사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보도가 전해졌다. 그러자 팬들은 한국 최고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 무대에 일본계 회사, 심지어 과거 대부업 경험이 있는 기업이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소식에 격렬한 반대 의사를 표현했다. 예상보다 강했던 역풍에 넥센 구단은 서둘러 확정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진화했다. 이어 넥센과 재계약을 발표하며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켰지만 불안한 구단 구조가 남긴 사건에 팬들은 한동안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올 시즌 화제의 중심이었던 한화. 그러나 중심타자 최진행이 금지약물을 투약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팬들을 실망하게 만들었다. 사진=MK스포츠 DB
SK는 에이스 김광현의 빈글러브 태그를 잊고 싶다. 지난 7월, SK 김광현은 삼성과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이날 경기 4회 삼성 박석민이 친 공이 내야에 높이 떠오르자 김광현은 물론, 3루수 김연훈과 1루수 브라운까지 공을 향해 몰렸고 결국 모두 잡지 못한 채 그라운드로 공이 떨어졌다. 이때 김광현은 바운드 된 공을 잡기 위해 글러브를 내밀었고 이후 홈으로 쇄도하는 최형우를 자연스럽게 태그하는데 성공했다.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고 이닝이 종결됐다. 모두가 넘어갔지만 TV 중계화면이 순간을 포착했다. 공은 김광현이 아닌 브라운의 글러브안에 있었던 것. 경기 후 김광현은 의도성이 없었으며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으나 일부 팬들은 양심선언을 하지 않은 김광현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고 다음날까지도 논란이 지속됐다.
김성근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한화는 올 시즌 내내 화제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어두운 면도 있었다. 팀 내 거포 최진행은 지난 5월, 도핑테스트 결과 소변 샘플에서 세계반도핑기구가 금지 약물로 지정한 스타노조롤(stanozolol)이 검출됐다. 최진행은 단순 실수라고 항변했지만 외부의 반응은 차가웠다. 팬들은 한화 구단과 최진행에게 큰 실망감을 드러냈고 이후 그는 30경기 출전금지와 제제금 2000만 원이 부과됐다. 반도핑에 대한 인식 부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었다.
새 감독과 함께 비교적 차분한 한 해를 보낸 KIA. 그러나 뜨거운 팬들의 열기가 때로는 독이 되기도 했다. 지난 8월 광주 챔피언스 필드, 한화와의 혈투가 벌어지던 6회말 KIA 공격 당시 한화의 중견수 이용규 쪽으로 오물이 투척됐다. 앞서 이용규가 수비 상황서 판정에 거세게 항의하며 경기가 과열되자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외야쪽 팬이 이용규를 향해 오물을 던진 것. 그라운드 안에서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은 철저히 보호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빚어진 일부 몰지각한 팬의 그릇된 행동은 올 시즌 사건사고 없이 무난한 시즌을 치른 KIA 입장에서 잊고 싶은 기억 중 하나다.
롤러코스터 그 자체였다. 이적 후 신생팀 kt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장성우. 그러나 전 여자친구가 올린 SNS에 폭로 된 그의 모습은 팬들에게 끔찍한 기억을 안겼다. 사진=MK스포츠 DB
롯데는 다시 생기지 못할 탱탱볼 논란을 겪었다. 현행 KBO리그는 각 구단별로 다른 공인구를 사용했다. 그런데 롯데가 사직구장에서 많은 홈런을 터뜨리자 ‘사직구장에서는 타구가 멀리 나간다는 이야기가 솔솔 나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지난 4월 실시한 공인구 반발계수 조사에서 롯데가 사용하는 공의 반발계수 수치가 높게 나왔기에 롯데가 반발력이 좋은 공의 도움으로 장타군단이 됐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롯데는 기준을 초과한 공을 반품했으며 이후 타 구장에서도 홈런을 때리며 장타는 실력이었음을 입증했지만 이후에도 공인구 논란은 뜨거운 이슈로 자리잡았다. 한편 최근 KBO는 단일공인구를 결정해 내년부터 사용하기로 정해 내년부터 이러한 논란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성적이 많이 추락한 LG. 성적 이외에도 팬들을 실망시킨 사건이 잦았다. 바로 음주운전. 지난 6월 팀의 믿을맨으로 거듭나던 정찬헌이 새벽에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한 뒤 접촉사고를 냈다. 음주측정까지 거부해 더 큰 구설수에 휘말린 정찬헌은 징계를 받으며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악몽이 아직 여전했던 8월, 이번엔 베테랑 타자 정성훈이 술을 마신 채 자신의 아파트에서 운전을 하다가 주민의 신고로 발각됐다. 한달 여의 시간이 지난 뒤 9월에 알려진 이 사건으로 정성훈 역시 잔여경기 출장정지의 징계를 받고 쓸쓸히 올 시즌을 마감했다.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신생팀 kt. 그러나 마지막에 옥의 티가 생겨버렸다. 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은 장성우. 팀의 주전포수로서 그동안 피우지 못한 실력을 마음껏 뽐낸 장성우는 kt에겐 복덩이였다. 하지만 지난 10월, 장성우의 전 여자친구가 SNS를 통해 그와 주고받은 대화내용을 공개했는데 그 내용이 가히 충격적이었다. 팀 동료, 코칭스태프, 야구계 종사자, 치어리더, 팬들을 모욕하는 발언들로 가득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건에 대한 팬들의 비난수위는 거세졌고 결국 구단과 장성우는 사과문을 올리며 잘못을 인정했다. kt는 자체 징계로 2016시즌 50경기 출장정지 및 연봉 동결, 벌금 2천만원을 부과했고 KBO는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3항에 의거,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120시간과 사회 봉사활동 12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그러나 팬들의 성난 민심은 여전했다.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장성우는 야구인생에 평생 따라다닐 구설수와 함께 고개를 떨구며 올 한해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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