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말그대로 ‘쉬어가는 장소다. 숨 돌릴 틈 없이 빡빡한 일정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숨겨진 보석 같은 ‘쉼터들을 소개하는 책들이 잇따랐다. 제대로 된 ‘쉼을 영위하기 위한 팁들도 얻어가자.
◆ 다뉴브
3000 km에 달하는 다뉴브 강가를 4년간 여행하며 거쳐간 도시와 초원, 그 속의 다양한 민족과 관습, 문학, 언어 등을 오감으로 체험하며 집필한 여행 에세이. 단순한 지리 혹은 역사 소개서가 아니다. 강줄기를 따라 켜켜이 쌓여온 사람들의 무수한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환상적으로 엮어낸 현대판 ‘오디세이아에 가깝다. 서유럽 국가에 비해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덜 친숙한 중부유럽의 시시콜콜한 역사와 문학사가 치밀한 묘사로 펼쳐짐과 동시에 저자의 상상력을 만나 묘한 매력을 뿜어낸다.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지음, 문학동네 펴냄
◆ 여행자의 책
저자는 50년 간 세계를 여행하고 40년 간 여행에 관한 글을 썼다. 여행문학의 진정한 대가가 본격적으로 ‘여행에 관한 모든 것을 펼쳐놓는다. 여행이란 무엇인지, 왜 여행을 하는지, 누구와, 얼마간, 어떻게 여행을 하는지… 체호프, 나보코프, 헤밍웨이 등 저자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문장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저자에 대해 나는 지금껏 살아오며 예사롭지 않은 사람을 몇 번인가 만났는데, 폴 서루는 의심할 여지 없이 그 중 하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폴 서루, 책읽는수요일 펴냄
◆ 눕기의 기술
우리는 인생의 3분의 1을 누워서 지낸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게으름의 상징이 된 이 행동에 우리는 변명하기 바쁘다. 저자는 인간에게 수평자세란 무엇인지, 눕기야 말로 인간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문학·철학·과학의 분야를 넘나들며 꼼꼼하고도 유쾌하게 설명한다. 인류의 수면에 혁명을 일으킨 매트리스의 발명과 침실의 사회적 변천사, 프로이트·니체·지젝 등 지성들의 ‘눕기 예찬 어록 등이 독자의 흥미를 끈다. 베른트 브루너 지음, 현암사 펴냄
◆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본격 ‘전국 작은 책방 탐문기다. 대형서점과 인터넷도서주문이 대세가 된 요즘, 전국 골목골목에 숨어 여전히 빛을 발하는 보석 같은 작은 책방들의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담겼다. 역시 충북 괴산 시골 마을에서 작은 책방을 운영중인 부부가 발품 팔아가며 적어간 기록이다. 제목대로 ‘책 쫌 파는 그날을 위해 서로를 응원하는 전국 책방 주인들의 따뜻한 에피소드들이 재미있다. 전국 작은 책방 70여 곳을 ‘깨알 같이 담은 그림지도가 부록으로 함께 나왔다. 백창화 지음, 남해의봄날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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