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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관련 지명 전국 겨우 8곳…왜 이리 적을까
입력 2015-12-29 11:58 
경복궁 근정전 원숭이 <매경DB>

내년 새해에는 원숭이해를 맞아 황금 원숭이란 뜻을 가진 경상남도 금원산에서 해맞이를 하면 어떨까.
29일 국토정보지리원이 2016년 병신년(丙申年) 원숭이(申) 해를 맞아 140만 여개의 전국 지명을 분석한 결과, 원숭이 관련 지명은 겨우 8개에 불과할 정도로 희소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십이지 관련 지명 중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2012년 용(龍) 관련 지명이 1261개이었고, 말은 744개, 호랑이는 389개였다. 지명이 적은 편인 2015년 양과 관련된 지명(40개)과 비교해도 무척 적다.
경상남도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쳐 위치한 금원산(金猿山)은 황금원숭이를 의미하는 지명으로 옛날 이 산 속에 금빛이 나는 원숭이가 날뛰자 한 도사가 나타나 바위 속에 가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금원산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상천마을에는 이러한 지역의 지명유래를 활용한 벽화를 비롯해 ‘황금 원숭이 마을이 조성됐다. 인근 거창군 위천면, 북상면 일대는 과거 ‘원숭이가 뛰어놀고 학이 깃드는 곳이라는 뜻에서 원학동(猿鶴洞)으로 불리기도 한다.

원숭이와 관련된 역사 속 이야기를 품은 지명도 있다. 삼남대로의 주요한 교통의 요충지이자 역사 속 수많은 전투의 각축장이었던 경기도 안성과 평택, 충남 천안에 걸친 평야 ‘소사(素砂)들은 임진왜란 때 원숭이 수백 마리를 이끌고 와 왜적을 혼란에 빠뜨려 무찌른 장소로 택리지 등에 기록됐다.
이 밖에도 산의 형상이 마치 원숭이처럼 생겼다 해서 유래된 경상남도 남해군 납산을 비롯해 원숭이가 물을 마시러 내려놨다는 납샘이(경북 영천), 마을의 형국이 원숭이가 과일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 ‘선원동이라 불리던 순원동(淳源洞·전남 영광)이 있다. 또 십이지 동물로서 원숭이의 시간과 방위를 나타내는 신술산(경기 화성), 곤신봉(강원 평창·강릉) 등 원숭이 관련 지명이 우리 국토 속에 자리잡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원숭이는 재주, 장수, 지혜의 상징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원숭이가 살지 않는다는 ‘동국무원(東國無猿)는 말이 전해지기 때문인지 원숭이에 얽힌 흔적과 지명은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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