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노동개혁 5대법안 처리를 막고 있는 야당과 노동계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대자동차 노조가 5대 입법에 반대하는 정치파업을 했지만 최근 임단협 결과를 보면 노조가 진정으로 비정규직을 고려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기본급 인상, 성과급 2000만원,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 보전 등은 합의하고 노사정대타협 때 하기로 한 임금체계개편은 아무런 합의없이 내년으로 미뤘다”고 지적했다.
지난 24일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8만5000원 인상, 성과급 300%+200만 원, 고급차 론칭 격려금 50%+100만원, 품질격려금 50%+100만 원, 별도합의에 따른 주식 20주,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주간연속 2교대제 중 2조 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단축하면서 생산성 향상을 통해 생산량과 임금을 보전키로 했다.
이 장관은 현대차 (정규직 생산근로자) 임금이 9900만원인데 3차협력업체 7개사 임금 평균은 2928만원으로 (현대차 정규직의) 29.6%에 불과하다”며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격차를 줄이는 게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인데 이번 합의에선 이런 노력을 전혀 볼 수 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노동계의 반대를 이유로 법안 처리를 막고 있는 야당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노동조합 상급단체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정치권에서 입법을 안하고 있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며 비정규직과 협력업체 근로조건을 개선하라는 국민 염원을 저버리면 혹독한 질책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상 노동개혁 법안 연내 처리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노동부는 오는 8일까지인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를 목표로 설득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 장관은 (노동개혁이 늦어지면서) 올해 하반기에 다소 확대되면 채용 분위기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 우려된다”며 법안의 시급한 처리를 호소했다. 비교적 쟁점이 적은 3개법안(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부터 처리 후 이견이 큰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추후 논의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일괄 처리를 재차 강조하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5대 입법과 별개로 또 다른 노동개혁 과제로 꼽히는 2대 지침과 관련한 전문가 간담회를 오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다. 이날 간담회에선 근로계약해지 절차,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변경 요건 등의 절차를 담은 정부 지침 초안이 공개될 예정이다.
[장영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