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28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 큰 꿈을 꾸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24일 대우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대주주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 43.0%(1억4048만1383주)를 인수하면서 미래에셋증권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이하 박 회장의 일문일답이다.
▲ 해외 자산운용사 등 추가 인수합병(M&A) 계획이 있는가.
우선은 한국의 코리아 펀드를 최초로 만든 대우증권과 시너지를 찾는 게 첫번째다. 지속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해온 회사인 만큼 상당한 인프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에셋은 해외자산운용사에 대한 관심도 예전부터 갖고 있었다. 현재도 해외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대형증권사로서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을 꿈꾼다.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를 만들기 위해선 리더그룹으로서 불가능한 꿈을 꿔야한다고 생각한다. 큰 꿈을 현실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장단점과 개선 방안은 어떻게 되는가.
한국의 여러 기업들이 일사분란 한 군대식 문화를 좋아한다. 이같은 면에서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증권과 잘 맞지 안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한 기업에는 다양한 색상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회사 역량 측면에서는 미래에셋은 자산관리에 강하지만 대우증권은 투자은행(IB) 부문과 트레이딩 분야에서 ‘넘버원이다. 게다가 미래에셋증권이 한 적 없는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강점이 있고 막강한 리서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엘리트집단에 일본, 미국, 중국을 아우르는 다양한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 대우증권 노조는 구조조정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두 회사를 통합하면 210조원을 굴리는 대형증권사로 탈바꿈한다. 자산규모가 300조가 넘어가는 시중은행의 점포들은 1000개 안팎인데 증권사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통합 법인은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이고 점포는 250개까지 늘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생각할 때 그동안 잘 해온 대우증권의 직원들에게 상처를 줄 수는 없다. 오히려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한다. 직원들이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으로 인력 이동을 한다고 해서 구조조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미래에셋증권 인력 중에도 자산운용사로 옮기고 싶어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단지 같은 곳을 보고 가자고 말하고 싶다.
▲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개정 이후에 지배구조 어떻게 변하나?
법을 왜 바꾸는지에 대한 의문은 있지만 법이 바뀌면 금융회사는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에셋그룹이 그동안 자본을 축적한 이유는 해외금융회사들과 M&A를 추진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법이 바뀐 이후에 (미래에셋캐피탈이 문제가 된다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리고 보다 더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
▲ 대우증권 인수를 마음먹은 시점과 입찰금 상한선은?
지난해 금융위원회에서 대우증권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언급했을 때부터 고려했다. 우리투자증권도 M&A 대상으로 고민했지만 대우증권 쪽에 더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신년사에서 3년 안에 자기자본 10조원을 만들겠다고 했던 것도 사실 M&A를 염두에 둔 말이었다. 대우증권은 우리와 합쳐 1+1을 3으로 만드는 회사다. 이같은 생각에서 대우증권은 ‘상당히 지불해도 되는 회사였다. 적어낸 가격보다 더 쓸 생각이 있었다.
▲ 합병 후 회사 이름은?
대우증권의 역사성을 감안하면 이름을 함께 갖고 가도 좋다는 생각이 있다. 우리가 과거를 이해할 필요도 있고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주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임원들과 협의할 사항이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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