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알래스카 오일머니 시대 끝...35년만에 소득세 `예고`
입력 2015-12-27 16:22 

오일머니가 주수입원이었던 알래스카 재정이 저유가 쇼크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저유가에 따른 원유 생산감소와 잇따른 원유업체 경영난으로 세입이 확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알래스카 주정부는 결국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35년만에 처음으로 주민들에게 소득세를 징수하고 주민 배당금을 삭감할 계획을 내놨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재정위기에 직면한 빌 워커 알래스카 주지사가 주민들이 연방정부에 내는 세금의 6% 만큼을 따로 주정부 소득세로 징수하는 세제개혁안을 마련했다. 알래스카 주민이 한해 1,000달러를 연방 세금으로 낸다면 여기에 더해 1,000달러의 6%인 60달러를 주정부 소득세 형태로 추가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주정부 소득세외에 오일머니로 조성된 기금에서 주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도 삭감하기로 했다. 알래스카는 과거 오일머니가 넘쳐날때는 기금을 조성, 1982년부터 매년 주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유전사용료에 기금 배당금을 연동할 예정으로 원유생산량이 급감한 현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기금 배당금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알래스카 주정부는 세수 구멍 메우기 차원에서 주류세와 담배세를 인상하고 어업·광산·에너지·관광업 세금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때 알래스카는 원유업체에 부과하는 유전사용료와 에너지세가 주정부 세수의 90%를 충당할 정도로 풍족한 오일머니 혜택을 누려왔다. 그러나 장기 저유가 추세가 지속되면서 경영난에 직면한 원유업체들이 원유 생산을 확 줄이면서 세입도 덩달아 쪼그라들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알래스카주 예산 52억달러 중 60% 이상 펑크가 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유가 찬바람은 알래스카 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의 원유업체들을 강타하고 있다.댈러스 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분기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미국 원유생산업체가 9개에 달했다. 지난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분기당 파산보호 신청 원유업체 수로는 가장 많은 수치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해 9월 이후 미국 원유업계에서 7만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이는 전체 원유업계 일자리의 14.5%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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