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주 60년 지킨 `동그라미 제과` 오늘 마지막빵 굽는다
입력 2015-12-27 13:54 

전주국제영화제가 펼쳐지는 ‘전주 영화의 거리를 60년 넘게 지켜온 유명한 향토빵집인 동그라미제과가 올해를 끝으로 폐업한다.
제과점 대표인 전서봉(68)씨가 은퇴할 나이가 된데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골목 상권을 잠식하면서 경영난을 겪었기 때문이다.
동그라미 제과는 1956년께 전신인 ‘호남제과를 지금의 대표인 전씨가 1976년 인수해 상호를 동그라미 제과로 바꾸고 지금의 자리에서 60년간 영업을 해왔다. 제과점이 있는 건물도 일제강점기 때 지은 것으로, 영화의 거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동그라미 제과는 맞은편 영화관이 ‘삼남극장→피카디리극장→CGV로 세 번이나 간판을 바꿔 달 동안에도 꿋꿋히 자리를 지켜왔다. 특히 1980년대에는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며 빵을 사갔고, 심지어 다음날 빵을 만들지 못할 정도로 팔려나가는 등 큰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전씨가 나이가 들고 영업도 예전 같지 않아 고심 끝에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동그라미제과는 27일 마지막 빵을 굽고, 올 연말까지 남아 있는 빵과 잼 등을 판매하고 폐점할 예정이다.
전씨는 한평생 운영한 가게를 닫는 게 너무 아쉽고, 지금도 가게를 찾는 단골손님에게 미안하다”며 대기업도 소상공인들을 배려하고, 소상공인 제과업계도 자기만의 레시피와 기술 개발로 경쟁력을 키워 상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 = 박진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