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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영화愛人] ‘히말라야’ 대니킴 CG 감독, 그가 탄생시킨 또 하나의 자연
입력 2015-12-27 12:28 
한 영화가 개봉되기까지 많은 과정과 다양한 사람들을 거치게 된다. 영화감독을 시작으로 배우, 촬영감독, 음악감독, 미술감독, 제작진, 의상 팀, 무술 팀, 투자자, 배급사, 매니저, 홍보사 등 너무도 다양한 사람들이 힘을 다해 제작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늘 영화가 개봉되면 배우 또는 감독만이 인터뷰를 통해 못 다한 이야기를 전하곤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숨은 이야기를 거침없이 파헤쳐본다. <편집자 주>


[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가슴 뜨거운 도전을 그린 작품이다. 실제로 배우들이 산에 올라 힘든 촬영을 했던 장면들도 있지만, ‘히말라야는 CG 작업으로 완벽하게 완성할 수 있었다. ‘히말라야의 CG를 맡은 대니킴 감독에게 전반적인 작업 과정에 대해 물어봤다.



1. ‘히말라야 CG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히말라야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재난이나 액션을 주 내용으로 담은 타 산악영화들과는 달리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을 중요시하는 휴먼 감동 드라마이다. CG가 영화 안에서 감정을 깨는 일이 없도록 컷마다 적절한 양의 CG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2. 산이 주 배경이다 보니, 눈이나 햇빛을 표현한 방법이 궁금하다

바닥에 깔려 있는 눈에는 생명력이 없다. 올해 여름 남양주 세트장에서 3일에 걸쳐 눈과 얼음 관련 소스촬영을 진행했다. 특수 효과팀과 협의해 실제 눈이나 얼음 또는 이들을 대체 할 수 있는 모든 재료들을 준비했다. 각종 낙빙, 내리는 눈, 날리는 눈, 쓸리는 눈 등은 물론, 카메라 앵글과 바람의 강도, 눈의 양 등을 감안해 수백 여 가지의 소스가 완성됐다. 하지만 소스촬영을 통해 표현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다. 특히 지형에 부딪치거나 산을 타고 넘는 눈가루 같은 특수한 상황의 소스들은 내부적으로 FX팀이 밤을 새워 가며 만들었다. 이렇게 제작된 수많은 소스들을 장면마다 곳곳에 추가하여 생명력과 현장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3. 아무래도 한국에서 산악영화가 드물다 보니, 참고할 것들이 많이 없었을 것 같다

산악영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드물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내가 한국에 오게 된 이유 중 하나가 ‘히말라야를 위해서였다. 김미곤 산악대장님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본인이 등반 중에 찍은 사진들을 모두 확보해 참고할 수 있었다. 그래도 턱 없이 모자란 부분을 조금이라도 채우기 위해 작년 10월 산악촬영전문 임일진 감독님과 단 둘이 한 달 가량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머물며 소스촬영을 진행했다. 상황상 캠프1(6100m)까지 올라갔지만 그래도 많은 사진들을 촬영해 CG작업에 유용하게 사용했다.

4. CG로 표현할 수밖에 없어서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눈사태가 가장 아쉬움이 남는다. 작업한 컷 중 가장 오랜 기간 동안 R&D 하였던 장면이기도 하다. 100% CG로만 표현하기에는 무리수가 너무 많았다. 대형 미니어쳐를 사용하거나 실제 폭약을 터뜨려 눈사태를 만들기도 하는 할리우드의 방식이 살짝 부럽기도 했다.



5. 작업기간은 총 얼마나 소요됐나?

처음 ‘히말라야 시나리오를 받은 것은 지난 2012년 말이다. 작년 11월에 크랭크인 하게 되었지만 그 동안에도 준비작업은 틈틈이 계속했다. 4월 말 몽블랑을 끝으로 산악분량 촬영이 완료 됐고, 5월초 국내 세트촬영을 마지막으로 모든 촬영이 종료 됐다. 편집기간을 빼면 실제 CG 작업기간은 6개월 정도 소요 됐다.

6. 외국 산악 영화 작품 중 참고한 것이 있다면?

지금까지 발표된 산악영화란 산악영화는 모두 찾아 본 것 같다. ‘노스페이스(2008) ‘터칭 더 보이드(2003) ‘버티칼 리미트(2000) 등 하지만 거의 모든 영화들이 내가 생각하는 ‘CG세대 이전 아날로그 방식으로 촬영된 작품들이어서 CG 레퍼런스로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오히려 비교 대상이 될지 몰라 걱정 했었던 헐리우드 영화 ‘에베레스트가 ‘히말라야보다 앞서 먼저 개봉한 것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이 영화에서 잘 표현된 부분이나 잘못된 점을 감안해 몇몇 컷들을 수정 하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자신감을 얻은 컷들이 더 많다.

7. 실제 촬영과 CG 분량이 몇 대 몇 정도인가?

드라마를 빼면 산악 분량이 70프로에 가까운 영화이다. 거의 모든 산악 분량에는 CG가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되겠다. 당연히 처음부터 CG가 들어가기로 되었던 컷들이 대부분 이였지만 원래 계획에는 없었으나 눈이나 입김 등을 추가하여 분위기를 연출해 준 컷들이 많이 있다.

8. 같은 시기에 개봉한 영화들에도 CG가 들어가 있다. ‘히말라야 CG만의 특징이 있다면?

다른 영화들에서는 CG가 주인공처럼 쓰였다면 ‘히말라야에서 CG는 묵묵히 주연배우들을 뒷받침해 주는 조연이라고 볼 수 있다. 최대한 CG가 없는 영화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힘을 주어야 될 장면에는 힘을 주었지만 영화들 본 관객들에게 어떻게 실제로 배우들이 저길 올라가서 찍었지? 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개봉 이후 CG에 대한 거론이 많이 없다. 오히려 난 이것이 우리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 아닌가 싶어 기쁘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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