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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 감독, 대기록 앞둔 김주성을 뺀 이유
입력 2015-12-26 20:53 
원주 동부 김영만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김주성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원주) 서민교 기자] 원주 동부 김주성(36)이 역사적인 1000블록슛까지 단 1개만을 남겨뒀다. 이날 김주성은 23분15초를 뛰었다. 대기록에 대한 욕심은 김주성도 벤치도 없었다.
동부는 26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홈경기에서 99-84로 이겼다. 3쿼터까지 접전을 펼친 동부는 4쿼터 시작과 함께 김종범의 연속 3점슛과 김주성의 쐐기 3점포가 터지면서 승부를 갈랐다.
이날은 김주성에게 집중된 경기였다. 김주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998개의 블록슛을 기록하고 있었다. 2개의 블록슛만 추가하면 프로농구 역사상 누구도 밟기 힘든 1000블록 고지를 밟게 되는 역사적인 경기였기 때문.
김주성은 2쿼터 막판 LG 가드 유병훈의 속공 레이업을 블록슛으로 막아내며 999번째 블록슛을 기록했다. 블록슛 1개만 더하면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지만, 승부가 동부로 기운 경기 종료 3분7초를 남기고 동부 벤치의 선택은 냉정했다.
김주성을 포함해 주축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김주성도 대기록까지 1개의 블록슛만 남긴 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김주성의 대기록을 직접 보기 위해 4000명이 넘는 팬들이 찾은 홈경기에서 김주성은 마지막 3분여 동안 벤치를 지켰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고민이 됐던 것은 사실이다. 코치들은 홈인데 김주성이 블록슛을 혹시 할 수도 있으니 그대로 넣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순리대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며 블록슛은 마음대로 하는 것도 아니다.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주성도 아쉬움이 전혀 없었다. 김주성은 감독님께서 그냥 뛰게 하려고 하시다가 ‘다음에 하자고 하시더라”며 나도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고 부상의 위험성도 있었다. 다행히 하나라도 해서 마음이 후련하다”고 웃어 보였다.
이날 김주성의 대기록을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한 원주 홈팬들 그 누구도 김주성이 막판 출전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품지 않았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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