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포근한 성탄절 날씨에 전세계 기상이변 속출 `경제에 악영향`
입력 2015-12-25 16:50 

역대 최고로 따뜻한 성탄절 날씨로 인해 전세계가 눈 대신 토네이도 홍수 가뭄 등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기예수라는 뜻도 갖고 있는 사상 최악의 ‘엘니뇨 현상 탓이다. 일각에서는 크리스마스는 포근했지만 이로 인해 경제는 찬바람만 더 강해졌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성탄절 연휴를 앞둔 지난 23일(현지시간) 강력한 토네이도가 미국 중남부를 강타해 아칸소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테네시주에서 10명 넘게 숨지고 최소 40명이 다치는 피해를 입었다. 가장 피해가 큰 미시시피주는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피해 복구에 나서고 있다. 경제적 피해는 수십억달러에 달한다. 미국 기상청은 지구 온도 상승을 불러온 엘니뇨 영향으로 미국 전역에 토네이도가 빈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24일 뉴욕 낮 기온은 23도 이상으로 치솟으며 기상관측이 시작된 187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은주를 기록했다. 같은날 종전 역대 최고기록은 17.2도였다. 워싱턴에서도 이날 21.7도까지 오르며 반팔 반바지 차림의 관광객들이 등장했다.
캐나다에서는 온타리오주 윈저의 낮 기온이 15도로 역대 최고였던 1941년 기록을 70년만에 3도 넘게 경신했다. 오타와는 1996년 기록을 2배 이상 넘는 17도를, 몬트리올도 1957년 최고기록(8.3도) 보다 2배 가까운 16도까지 치솟았다.

엘니뇨 피해는 남아메리카에도 나타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내린 이상 폭우로 우루과이강 수위가 100여년만에 최고치로 높아졌다. 범람 위기가 커지자 인근 지역 주민 1만명이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파라과이에서도 10만명이 하천 범람에 대비해 대피했고 우루과이도 4000여명이 피신했다.
콜롬비아 북부는 엘니뇨에 따른 반작용으로 폭우 대신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 특히 수력발전을 행하는 주요 저수지 물이 말라 전력 부족이 심각하다. 정부가 전력 사용을 제한한 탓에 성탄절을 밝히는 거리의 전구들은 모두 사라졌다.
성탄절을 전후해 엘니뇨가 기승을 부리면서 구체적인 경제적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미국 북부와 캐나다의 스키장은 지난달초부터 개점 휴업중이다. 눈 치우는 일자리를 찾아 남쪽 지역에서 캐나다로 온 일용직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어 사회문제에 봉착했다. 겨울 옷과 장갑 목도리 등을 파는 상점들은 매출 하락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져 미국내 난방유 소비가 급감해 유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토네이도와 홍수로 인해 뉴욕에서만 항공운항이 275편 취소, 1200여편 지연되는 항공대란도 발생했다. 일부 고속도로가 폐쇄돼 성탄절 연휴를 이용한 여행 수요도 급감했으며 페덱스, 유피에스 등의 배송 지연이 속출했다.
엘니뇨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은 태평양과 인접한 중남미 국가들의 어획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아프리카에선 이상고온에 따른 극심한 가뭄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옥수수와 필리핀의 사탕수수 생산량이 30% 안팎 감소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상기온은 전세계 농산물 생산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내년 농산물 부족에 대비해 농산물 선물가격이 벌써부터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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