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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사이 야수 3명이나 ML 직행…강정호 효과 톡톡
입력 2015-12-24 09:43 
김현수는 24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다. 사진=볼티모어 오리올스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크리스마스 이브의 선물, 세 번째 KBO리그 직행 메이저리거 타자가 탄생했다. 김현수(27)는 악명 높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며 유년 시절부터 꿈꿨던 메이저리거가 됐다.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포스팅을 신청한 게 지난해 12월 15일. 374일 만에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타자만 3명이다. 강정호, 박병호(29·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까지.
그 동안 KBO리그의 야수에게는 높기만 했던 메이저리그의 문턱이 1년 사이 많이 낮춰졌다. 어느 정도 밟고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메이저리그의 선호도가 투수에서 야수로 바뀌기도 했다. 투수는 윤석민(29·KIA 타이거즈)이 지난 2014년 2월 볼티모어에 입단한 이후 맥이 끊겼다.
단순 최근 트렌드의 변화는 아닐 터. 1년 먼저 미국에 간 강정호의 ‘역할과 ‘활약이 디딤돌이 됐다. 그리고 그 디딤돌은 생각 이상으로 크고 단단했다.
강정호는 KBO리그의 야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다. 부상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126경기를 뛰면서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 60득점 출루율 0.355 장타율 0.461을 기록했다. 백업에서 주전으로 도약하며,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했다.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들에게 신선한 자극이었다. ‘안 된다는 ‘된다로, 인식은 분명 바뀌었다.
박병호는 역대 아시아 포스팅 금액 2위(1285만달러)의 대박을 쳤다. 오랫동안 넥센 히어로즈가 ‘박병호 세일을 진행한 데다 충분히 매력적인 상품으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앞을 다퉈 영입하려 했다. 그 과정에서 강정호 효과도 컸다. 박병호 이적 과정을 잘 아는 한 야구 관계자는 강정호가 길을 잘 닦아놓았기 때문에 박병호가 보다 순탄하게 메이저리그로 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현수도 다르지 않았다. 볼티모어는 김현수와 2년간 700만달러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수 연봉만 350만달러로 강정호, 박병호보다 많다(포스팅과 비포스팅의 계약 차이). 볼티모어는 ‘도전자에게 큰 돈을 줬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김현수가 강정호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고 자신할 것이다.
김현수도 강정호의 ‘덕을 고마워했다. 강정호가 첫 시즌을 잘 치렀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구단이 KBO리그 야수에 대해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그래서 강정호가 잘 다져놓은 땅을 밟을 수 있게 됐다며. 또한, 강정호는 김현수가 동경하는 무대에 오를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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