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온시스템, 내년 中 친환경차 부품 매출 12% 늘듯
입력 2015-12-23 17:11  | 수정 2015-12-28 10:53
◆ 기업분석 / 한온시스템 ◆
한온시스템은 지난 6월 대주주가 비스테온에서 사모펀드인 한앤코오토홀딩스와 한국타이어로 바뀐 자동차 공조시스템(냉난방 등 공기 조절 시스템) 업체다. 덴소와 델파이에 이어 글로벌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주 고객은 현대자동차그룹(51%) 포드(24%) 크라이슬러(9%)다.
한온시스템 주가는 최대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매출량을 확 늘리던 2000년대 초중반에 이어 지금 두 번째 전성기를 맞고 있다. 코스피는 계속 박스권에 머물러 있지만 한온시스템 주가는 반년 동안 62% 올랐다. 이달 18일 5만2500원으로 거래를 마쳐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장 강력한 주가 상승 모멘텀은 전기차 같은 친환경차다. 전기차는 주행 가능 거리를 늘리고 배터리 성능이 일정하게 나오게 하려면 열관리가 중요하다. 한온시스템이 주로 생산하는 제품도 전기차·하이브리드 차량 전용 컴프레서(에어컨 핵심 부품), 히트 펌프 시스템(내부 온도 조절 장치),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 등 냉난방 기기다. 내연기관 공조시스템에 비해 가격이 두 배라 수익성도 좋다.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유도하는 파리기후협정 합의를 기점으로 각국 정부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지원을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 연매출 중 4%를 친환경차용 부품 등 연구개발에 쓰며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온시스템으로선 꾸준히 수주 물량을 늘릴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친환경 공조시스템 수출처는 포드 같은 유명 브랜드 완성차 업체들뿐만이 아니다. 이미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친환경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이들에 친환경차 공조시스템을 모듈 단위로 공급해 지난 3분기 매출 2531억원을 중국에서 올렸다. 내년 중국 내 매출은 1조255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 합작사업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제품 기술력이 좋은 대신 가격 경쟁력이 따라주지 않아 중국 로컬 업체를 상대로 한 매출이 장기적으로 대폭 늘기는 힘들다는 점이 아쉽다.
내년 유럽 법인 매출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이다. 한온시스템 지역별 매출은 내수 32%, 유럽 32%, 중국 15%일 정도로 유럽 비중이 크다. 그러나 유로화의 급격한 약세와 구조조정 부진 때문에 지난 3분기 유럽 법인 매출은 66억원 영업적자를 봤다. 이 때문에 올 3분기에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매출액 1조3291억원(전년 대비 4.6% 증가)과 영업이익 736억원(전년 대비 1.1% 감소)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업이익률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인 5.5%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줄어든 451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한온시스템 내년 매출은 5조9360억원(전년 대비 6.6%), 영업이익은 3957억원(18.8% 증가)이다.
이상현 IBK증권 연구원은 "내년 수주가 늘어나고 중국에서 합작사업을 확대함에 따라 수익성이 올해에 비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대주주가 바뀌고 올 7월 한온시스템으로 사명을 바꾸면서 눈에 띄는 주주친화책도 내놓았다. 분기 배당을 도입하고 액면가 500원인 주식을 100원으로 액면분할해 유동주식 수를 확대하기로 했다. 과거 배당성향은 40%로 높은 편이다.
단기간 급등한 주가 때문에 추가 상승 여지가 작다는 한계도 있다.
이정훈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성장성과 장기적인 비전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19배인 밸류에이션은 부담이다. 다른 자동차 업종은 물론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도 가치가 이미 높게 매겨져 있다"고 평가했다.
한온시스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5배로 0.7~1배 수준인 다른 자동차주나 부품주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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