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美로 집중되는 해외진출…왜 日은 시들해졌을까
입력 2015-12-23 06:02 
"2015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이 2일 서울 플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대상 김현수와 특별상 이대호가 눈빛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둘 다 올 겨울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타격기계 김현수(27)의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17일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에 입단하기로 합의한 소식이 알려졌다. 이날 김현수는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고,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다.
올해 한국 야구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 2012시즌 후 류현진(28·LA다저스)이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사례를 만든 뒤, 지난 시즌 후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야수 첫 직행사례를 만들었다. 이어 올 시즌이 끝난 뒤 거포 박병호(29)가 미네소타 트윈스에, 김현수가 볼티모어에 둥지를 틀게 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한국에 이어 일본 무대까지 평정한 ‘빅보이 이대호(33)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역시 한일 무대를 모두 거친 오승환(33)도 마찬가지다. 비록 포스팅이 되지 못했지만 손아섭, 황재균(이상 롯데 자이언츠)도 모두 빅리그를 노크했다.
반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하려는 시도는 올해 없었다. 현재로서는 내년 시즌에 일본에 뛰는 한국인 선수가 이대은(지바 롯데)뿐이다. 과거 일본 야구 진출이 꾸준했던 것이 비하면 이례적인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과거 일본은 해외진출을 노리는 한국 선수들에게 익숙한 곳이었다. 가까운 거리에, 음식과 문화도 비슷했다. 더구나 일본의 야구 인프라는 선수들이 동경할만한 수준이다. 선동열 전 KIA감독을 비롯해 이승엽(삼성) 등이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했다. 일본을 거쳐야 메이저리그를 밟을 수 있다는 게 하나의 과정처럼 굳어지기도 했다. 이상훈(주니치→보스턴), 구대성(오릭스→뉴욕 메츠)가 대표적이다. 미국으로 곧바로 가는 길은 고교나 대학을 졸업하거나, 재학 중에 건너가는 것만 유일한 통로처럼 보였다. 그래서 곧바로 미국을 가는 것보다 일본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하지만 최근 추세는 미국 쏠림이다. 류현진을 비롯해 강정호까지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선수들이 성공 사례를 써내려가면서 국내 선수들도 빅리그에서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이들의 성공을 발판삼아 한국에 스카우트를 대거 파견하고 있다. 일종의 시장개척인 셈이다.
더구나 일본에 대한 매력이 반감된 것도 크게 작용했다. 동양권이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묘한 이질적인 문화 때문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도 많았다. 또 아베노믹스에 의한 엔저현상으로 연봉에서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였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팬들의 무관심이다. 흔히 스몰야구로 불리는 일본야구는 재미없다는 평가가 많다. 한 일본 야구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이 동시간대에 야구를 하는 것도 크다. 메이저리그는 한국시간으로 오전에 열리니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팬들의 관심을 먹고 사는 야구선수에게는 당연히 더 스포트라이트가 비쳐지는 무대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
물론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모여있는 빅리그는 모든 야구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도전장을 내미는 게 가장 주된 이유다. 이런 점을 봤을 때 당분간 해외진출에 있어 미국 선호 현상이 지속되리라는 전망이다. 한 전문가는 실패하더라도 더 큰 무대를 경험하자는 게 요새 선수들의 분위기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