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미래에셋 대우증권 인수 유력에 증권사 주가 `출렁`
입력 2015-12-22 17:36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가 유력해지면서 '매머드급 증권사' 탄생에 대한 경계감으로 대형 증권사들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태풍의 핵'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오르고, 피인수사인 대우증권 주가는 떨어져 희비가 엇갈렸다. 이르면 인수 1년 정도 후 '한 몸'으로 합병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양사 간 주가 격차 좁히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전일 대비 1.08%(200원) 오른 1만8750원으로 마감했다. 반면 대우증권 주가는 전날 대비 6.82%(750원)나 떨어진 1만250원으로 마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며 최고가인 2조4000억원가량을 베팅해 대우증권 인수가 유력시되고 있다.
일각에선 애초 이날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떨어지고 대우증권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냈다. 미래에셋증권이 제시한 대우증권 인수 예정가 2조4000억원대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만큼 자칫 '승자의 저주'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 같은 주가 엇갈림의 가장 큰 이유는 언젠가 합병 수순을 밟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간 주가 밸류에이션 격차가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상장사이기 때문에 합병을 위해서는 양사가 주주총회 참석표 중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이 같은 주주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양사 주식 가치가 엇비슷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기준 대우증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3배다. 반면 같은 날 미래에셋증권 PBR는 0.61배를 나타냈다. 주가순자산비율이란 기업 순자산 대비 시가총액 순자산 비율을 말한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할 경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미래에셋증권 주주들은 손해를 보는 반면 고평가된 대우증권 주주들은 이득을 본다. 주주의 반발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고 나서며 주주총회 표 대결을 펼쳤던 것도 이 같은 합병 기업 간 PBR 격차에 따른 것이다.
이날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주가 흐름은 이 같은 합병을 염두에 두고 고평가된 대우증권을 팔고 저평가된 미래에셋증권을 사들인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까지는 앞으로 1년 이상 시간이 남아 있어 양사 간 밸류에이션 격차는 천천히 해소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밀려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한 한국투자증권 모기업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이날 1.9% 넘게 상승하며 이목을 끌었다. 한국금융지주 주주들은 대우증권 인수 실패를 오히려 호재로 받아들인 셈이다. 한편 매머드급 증권사 출현이 현실로 다가옴에 따라 대형 증권사 주가는 줄줄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NH투자증권(-1.84%) 삼성증권(-1.5%) 대신증권(-1.59%) 등 우선주를 제외한 10위권 대형 증권사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뉴 미래에셋증권'이 다른 증권사들의 영업 기반을 잠식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우람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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