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유·화학주에 꽂힌 외국인
입력 2015-12-22 17:32  | 수정 2015-12-22 19:59
유가 하락으로 코스피에서 매도세를 유지하는 외국인이 유독 '정유·화학주'는 사들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이들 업종 대표주들이 코스피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5영업일(15~21일) 기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이노베이션이었다. 외국인이 255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9% 상승했다.
외국인은 S-Oil도 211억원, 한화케미칼 149억원, GS도 117억원어치를 각각 사들였다. 이들 종목은 같은 기간 각각 9.1%, 11.5%, 5.2% 상승했다. 22일에도 석유와 가스 업종은 전일 대비 2.5%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국이 40년 만에 원유 수출을 재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추가적인 유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정유업체들은 오히려 쾌재를 부르고 있다. 미국 내 원유 재고가 줄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이 두바이유보다 비싸지면 미국 정유업체들의 가동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미국 석유제품 수출이 감소하면 국내 정유업체들의 수출 물량이 확대되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이란산 원유 수출 물량까지 증가하면 두바이유 공급 경쟁이 심화되면서 유가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며 "국내 정유사들의 이익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원유 수출의 효과를 낙관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견해도 있다. 박영훈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유사들은 이 같은 변화에 대비해 가동률을 줄이지 않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디젤보다 가솔린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되면 가솔린 생산 비중이 높은 미국 정유사 경쟁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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