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부채비율 급등한 기업들 `투자주의보`
입력 2015-12-20 17:09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중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비용이 늘어나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의 재무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부채비율이 급상승한 기업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부채비율이 가장 크게 상승한 기업은 대우조선해양이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325.9%였던 부채비율이 올 3분기 말 현재 5.5배 수준인 1799%로 급등했다. 상승폭이 무려 1473.1%포인트에 달한다. 자동차부품업체 티에이치엔도 올 들어 부채비율이 1000%포인트 이상 올랐다. 3분기 말 현재 부채비율이 3311.6%로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화케미칼에 흡수합병될 예정인 한화화인케미칼은 지난해 265.5%였던 부채비율이 1123.7%까지 치솟았다. 건설업체 고려개발과 진흥기업은 1244.7%에서 1740.8%로, 302.4%에서 646.8%로 부채비율이 급증했다.
항공(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조선(삼성중공업), 건설(한라), 철강금속(TCC동양) 등 최근 업황이 좋지 않았던 중후장대형 업종에 속한 업체들이 부채비율 증가폭이 컸다. 이들 업체는 부채비율 증가폭이 컸던 만큼 부채비율 자체도 높았다. 대한항공은 올 3분기 기준 1050.6%, 아시아나항공은 856.5%에 달했고 한라 536%, TCC동양 340.8%, 삼성중공업은 318%였다.

부채비율은 기업이 보유 중인 자산 중 부채가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기업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경영지표다.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해 구하며 낮을수록 재무구조가 건전하다고 본다. 부채비율이 낮으면 이자비용이 적고 이에 따라 기업이 이익을 내기 쉬워진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책금리가 오르지 않아도 시중금리가 얼마든지 먼저 움직일 수 있다"며 "국내 경기가 좋아지지 않아 기업 이익이 늘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의 이자 부담이 추가로 증가하게 되면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은 재무구조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부채비율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항공업종이 대표적인 예다. 항공사들은 돈을 빌려 값비싼 항공기를 구입하기 때문에 차입금이 많고 외화 부채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 강세 기조가 심화되면 환율 변동에 따라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국내 금리가 따라 오르면 이자 부담도 커진다. 항공주가 대표적인 금리 인상 피해주로 거론되는 이유다.
하지만 항공주를 미국 금리 인상 피해주로 단정짓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가 부채비율을 낮추려면 항공기를 사는 대신 빌리면 되는데, 이때 원가가 올라 영업이익이 줄게 되는 단점이 있다"며 "달러가 강세일 때 외화평가손실이 커지지만 유가 약세에 따라 연료비 절감 효과가 커지는 등 양면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팀스(4.8%) 한국주강(5.5%) 삼영전자공업(6.5%) YG PLUS(8.7%) 현대에이치씨엔(9.1%) 등은 부채비율이 10% 미만이었다.
[노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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