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뚝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면 부정맥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 춥고 찬바람이 부는 날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외출시에는 옷을 충분히 껴 입어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 아침에 기상할 때 천천히 일어나고, 대문밖 신문을 가지러 가거나 실외 화장실을 갈 때에는 덧옷을 충분히 입어야 한다. 추운 날씨에 새벽운동이나 등산은 피해야 한다. 만약 운동을 하게 된다면 운동하기 전, 약 10분간 맨손체조나 스트레칭 체조로 심장 등의 인체가 추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본 운동에 들어가서도 약한 강도로부터 시작해 마지막에 다시 약한 강도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침운동을 할 때 가슴부위가 답답하거나 통증, 호흡곤란 증세가 느껴지면 즉시 순환기내과 또는 심혈관질환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운 겨울철 자주 발생하는 질환은 부정맥이다. 부정맥이란 심장박동이 정상적인 리듬을 잃고 흐트러진 상태를 말한다. 심장은 정상적으로 분당 60~100번, 하루 약 10만번, 규칙적으로 펌프질을 반복하는데 이러한 심장박동에 문제가 생겨서 맥박이 지나치게 빨라지거나 느려지거나 불규칙하게 되는 것이 부정맥이다.
부정맥은 크게 3가지로 나뉘며 맥이 지나치게 빠른 것을 빈맥, 느린 것을 서맥,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는 불규칙 맥 또는 기외수축이라고 부른다. 최종일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모든 부정맥이 다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한번 발생하면 매우 위험해 치명적이 될 수 있는 악성 부정맥이 있고 당장 심장마비를 일으키거나 심장을 멎게 하지는 않는 양성 부정맥이 있다”고 설명한다.
양성이냐 악성이냐를 구분하는 기준은 첫째, 부정맥이 발생했을 때 증상 및 혈압과 같은 활력징후의 변화가 얼마나 심한가? 둘째, 원래 심장병을 앓던 사람에서 관찰되는 부정맥인지? 셋째, 부정맥으로 인해 심장마비, 졸도 또는 졸도 바로 직전까지 간 경험이 있는지의 여부, 넷째, 유사한 증상이나 부정맥으로 급사한 가족력이 있는지 등이 중요하며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해 판단한다. 양성 부정맥은 기외수축(조기수축), 증상이 없는 경도 서맥, 대부분의 빈맥, 맥박수가 빠르지 않은 심방세동 등이 해당된다. 악성부정맥은 선천성 심장병이나 심장 근육병 또는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동반된 빈맥, 심실 빈맥, 심실세동 또는 현저한 증상을 동반한 서맥 등이 해당된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급성 심장마비를 막기 위해 체내 전기충격기나 심장 박동기 삽입수술을 요하기도 하며 빈맥의 완전제거를 목표로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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