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사업가 김모씨는 올해 투자에 실패해 입은 막대한 손실 때문에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김씨는 지인들의 권고로 브라질 채권, 브릭스펀드, 국내 주식형펀드 등에 큰 돈을 투자했지만 번 돈보다 잃은 돈이 더 많다.
김씨는 큰 아들이 대학생, 둘째아들이 고등학생이라 학비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10년 뒤에는 자녀들 결혼자금은커녕 자신의 노후까지 위협받을까 걱정이 앞선다. 내년에 어떻게든 손실을 복구하고 싶지만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주식·부동산 시장의 불황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묘안이 떠오르질 않는다. 고민하던 김씨는 결국 투자 포트폴리오 재구성으로 내년 ‘역전을 노리기 위해 재무설계 컨설팅으로 이름난 KB국민은행 GOLD&WISE 목동PB센터를 찾았다.
목동PB센터의 대표 PB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듯이 우선 김씨의 금융자산이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 진단했다. 김씨는 총 14억원의 자산 중 부동산자산이 43%, 금융자산이 57%에 달해 동년배에 비해 금융자산 비율이 높은 편이다. 김씨의 금융자산은 저위험 안전자산 44%, 중위험 중수익자산 12%, 고위험 고수익자산인 펀드 44%로 구성됐다.
PB들은 김씨가 당장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투자손실을 만회하는데 우선 목표를 두고 포트폴리오 변경을 제안했다. 김씨가 입은 손실은 브라질 채권으로 입은 손실 4300만원과 펀드 손실 3400만원 등 총 7700만원이었다. 손실 회복을 위해 브릭스펀드, 국내 인덱스펀드, 자문형신탁은 모두 해지하고 정기예금의 일부를 ELS 중심의 자산으로 옮기는 것을 권했다.
전문가들은 김씨에게 가능하면 투자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기간을 길게 잡고 투자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손실을 급하게 만회하기 위해 고수익 위험자산 위주로 투자하면 분명 회수 기간이 그만큼 단축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불확실한 글로벌 경기전망과 변동성이 심한 금융상품의 특성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PB들은 김씨가 무리하지 않고 연 4~5% 수준으로만 목표수익률을 정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3년 내에 손실금액을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재구성한 포트폴리오에선 김씨의 저위험 안전자산은 44%에서 28%, 중위험 자산은 13%로 거의 변동이 없고 고위험 자산 비율만 44%에서 59%로 증가하게 된다.
자산 운용에 있어 안정성과 수익성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주가연계증권(ELS)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PB들은 김씨의 자산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수형 ELS로만 구성했다. 조기상환이 되지 않더라도 경기 사이클을 고려하면 3년 내에는 충분히 상환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초자산 및 구조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가입시기도 분할해서 가입하도록 권유했다.
재구성한 김씨의 포트폴리오에서 자산 비중에 따른 가중수익률을 계산해보면 세전 4.66% 수준이었다. 브라질채권과 주식형펀드의 매매차익은 비과세이고 해외펀드에 대해서도 새해에는 3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기 때문에 세후수익률도 큰 차이가 없는 4.2% 수준으로 예상됐다. .
여유자금으로 남는 5000만원은 입출금 통장보다는 비교적 높은 이자를 주는 머니마켓펀드(MMF)나 특정금전신탁(MMT)으로 옮겨 운용하도록 권유했다. 브라질 채권의 경우 현재 헤알화가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매년 이자가 나오는 이표채이므로 이자가 나올 때마다 환차손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 추후 환율이 안정되고 손실 금액이 축소되면 중도 환매를 고려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목동PB센터의 내노라하는 세무 전문가들은 김씨의 ‘세테크를 책임졌다. 개인사업자인 김씨는 연금저축과 노란우산 공제에 가입하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소상공인을 위한 공제항목인 노란우산 공제는 개인사업자나 법인사업자의 대표자(근로소득 7000만원 이하)가 가입할 수 있고 연간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노란우산 공제는 소득이 높은 사업자일수록 절세 효과가 매우 크다. 이처럼 재무관리·절세 전문가들과 함께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 김씨는 투자손실로 입었던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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