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도시탈출 외인구단, ‘구슬은 서말이다. 꿰어서 보배로 만들면 된다’
입력 2015-12-16 16:02  | 수정 2015-12-16 17:46

딱히 설명이 필요없는 베테랑 이경규, 이휘재에 ‘아빠 어디가의 윤민수, ‘나혼자 산다의 김광규, ‘더 지니어스의 장동민, ‘남자의 자격의 김태원이 뭉쳤다. 지상파 야외 버라이어티에서도 흔히 등장하는 소위 ‘병풍이나 ‘쩌리(겉절이의 줄임말)가 없다. MBN ‘도시탈출 외인구단의 가장 큰 장점은 첫회부터 이미 멤버들의 캐릭터가 공고히 자리잡은 듯한 착각을 주는 탄탄한 출연진이다. 대개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길게는 10여회에 걸쳐 각 멤버의 캐릭터를 구축한 후에야 시청률에 탄력을 받는다. ‘도시탈출 외인구단은 이 과정이 프리패스다.
MBN의 전략이 중장년층을 베이스로 하되 스튜디오물을 벗어나 한층 젊은 야외 버라이어티를 시도하는 것이라면 이 역시 주효했다. 평균 나이 45.5세로 시청자들과 ‘같이 늙어가는 처지인 이들 중년 연예인은 젊은 층에게 대세인 프로그램에 한번씩 출연해 성공한, 검증된 멤버들이다. 권위주의로부터 탈피해 익숙하지만 어수룩한 ‘아저씨들이 힐링 프로그램 포맷을 바탕으로 야생 스포츠(ATV: 오프로드 자동차)와 맨손 사냥을 통해 남자의 이데아를 찾아간다.
특히 이경규의 존재는 역설적으로 권위를 탈피한다. 선배로서 권위를 내세우고 ‘하루종일 가만 있는 프로그램 시청률이 우수하다는 지론을 펼치지만, 족구에서는 몸개그를 선보이는 한편 그의 고백대로 ‘이 나이에도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ATV를 타러 후배들을 따라 나선다.
다만 전반적으로 ‘남자의 자격이나 ‘1박2일이 오버랩되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물론 익숙한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1박2일에서 복불복과 입수를 고정코너화한 것처럼 ‘도시탈출 외인구단만의 장치를 심는 것이 프로그램 이슈화와 장수(長壽)에 도움이 될 것이다.

변주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프로그램 1~2회에 걸쳐 선보인 족구는 유수 예능프로에서 여러번 쓰였지만, 족구의 룰대로 진행하되 손까지 쓸 수 있는 수(手)구는 새로웠다(정확히 말하면, 이같은 어드밴티지를 안고도 YB팀에 쩔쩔 매는 OB팀의 모습이 새로웠다). 다음회 예고된 마라톤 역시 예능에서 여러번 쓰인 소재이지만, 이경규의 바람처럼 ‘노르웨이 슬로 TV식 생중계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덧붙여 전술한 바와 같이 ‘도시탈출 외인구단은 예능계에서 이미 고유의 캐릭터를 구축한 멤버들로 채워져 있는 만큼, 기존 캐릭터에만 안주해서는 버라이어티 특유의 멤버 성장이 부재한 인상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동안 시청자들은 완성되지 않은 멤버들의 성장을 응원하는 데에서 버라이어티의 매력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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