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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015 결산…MBC 드라마] 기억해, MBC가 ‘막장’과 이별 선포한 시간
입력 2015-12-16 10:43 
[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드라마국은 2015년 ‘막장을 줄이고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려는 노력으로 한 해를 채웠다.

MBC는 올해 ‘막장을 덜어내는 과정에 집중했다. 일단 ‘막장 탈피의 신호탄은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를 끝으로 방송가를 떠난 임성한 작가의 은퇴였다. 이후 드라마 ‘딱 너 같은 딸 ‘아름다운 당신 ‘엄마 등 자극적인 설정이나 전개 없이 가족들의 소소한 일상을 잔잔하게 혹은 코믹하게 그려내는 드라마들이 앞 다퉈 등장했다.

◇ ‘막장 없는 일일극과 주말극이 생기기 시작했다



일일·주말 드라마는 특히 ‘막장 요소가 필수로 인식되고는 하는데, 이 현상에 경각심을 가진 PD나 작가들이 의기투합해 ‘막장 없이도 해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아름다운 당신의 박정란 작가는 ‘후배들에 일일극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잔잔하고 섬세한 필체로 드라마를 집필 중이다.

‘엄마의 오경훈 PD 또한 ‘막장의 유혹도 있었지만 결국 드라마계의 다양성을 위해 MSG 없는 드라마도 이 시점에서 나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여전히 자극적인 전개는 배제하고 있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 올해 MBC 드라마의 효자, ‘킬미 힐미와 ‘그녀는 예뻤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가장 의의 있는 성과를 거둔 드라마는 올해 초 방영된 ‘킬미, 힐미와 지난 11월 종영한 ‘그녀는 예뻤다다. 두 미니시리즈 모두 황당한 전개나 설정 없이 시청자들에 큰 반향을 이끄는 것에 성공했다.



‘킬미, 힐미는 7인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와 이를 치료하는 여의사의 사랑 이야기로, 기획이 발표됐을 때에는 ‘뻔한 스토리가 될 것이라는 오해를 샀다. 특히 남자 주인공 역할에 다양한 스타들이 거론됐다 캐스팅 불발이 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드라마는 결국 미니시리즈에서 다루기 무거운 주제인 ‘아동학대를 전면에 내세워 이를 감각적으로 풀어가고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결말을 보여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녀는 예뻤다 또한 출발 당시에는 미미한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황정음, 박서준 등 배우들의 열연과 평범한 20대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 공감도를 높인 덕분에 입소문을 탔다. 4%의 시청률로 1회를 시작한 ‘그녀는 예뻤다는 결국 ‘15% 돌파를 해내며 MBC 드라마의 체면을 세우는 일등공신이 됐다. 무엇보다 특별한 사건 없이 여주인공 김혜진의 첫사랑과 자아 찾기를 그려내며 ‘배신과 사랑싸움 없이도 드라마의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로 남았다.

이외에도 학교 폭력과 각종 비리를 코믹함과 진지함을 넘나들며 그려낸 ‘앵그리맘, 제주도를 배경으로 따뜻한 러브스토리를 담은 ‘맨도롱 또똣 등이 MBC 드라마 라인업을 채웠다. ‘막장으로 일컬어지는 자극적인 소재 대신 각 드라마의 주제 의식과 설득력을 높인 내러티브에 더욱 초점을 맞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드라마들이 많이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 MBC와 ‘막장, 완벽한 이별은 아직이라 전해라



그럼에도 아직 MBC가 ‘막장과의 독립을 완벽하게 해내기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작년 연기대상까지 휩쓴 ‘왔다! 장보리의 김순옥 작가가 올해에는 ‘내 딸, 금사월로 돌아왔다. 시청률 면에서는 고공행진 중이지만 ‘왔다! 장보리과 비슷한 전개와 필요 이상으로 자극적인 설정들 때문에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더불어 남편들의 불륜이 이어진 ‘위대한 조강지처나 딸을 버리고 성공에 집착하는 여주인공의 이야기인 ‘여왕의 꽃, 배신과 배신이 꼬리를 물었던 아침드라마 ‘이브의 사랑 ‘폭풍의 여자 등이 ‘막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MBC 드라마는 젊은 층부터 노년층까지 각 소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내놨고, 사극부터 로맨스물, 판타지물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실험적인 행보를 이어온 것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단막극 부문에서도 작년 11월 방영한 ‘원녀일기가 아시안TV어워즈를 수상하고, 그 제작진이 또 다시 뭉쳐 ‘퐁당퐁당 러브를 선보이게 되는 등 부활의 조짐이 보이고 있어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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