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글로벌 시장 요동’ 국내 투자자 하이일드펀드서 1조 뺐다
입력 2015-12-14 16:55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6일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고위험·고수익 하이일드채권(투자부적격)펀드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국내 펀드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14일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글로벌 하이일드펀드에 돈을 맡긴 국내 투자자들이 올들어 계속해서 투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자산규모가 반토막이 났다. 연초 2조2000억원수준이었던 펀드 설정액은 14일 현재 1조217억원으로 급감했다.
전세계에 유동성이 넘쳐나 채권값이 상승할때에는 글로벌 하이일드펀드가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안겨줬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채권시장이 불안해지고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업종 부도율까지 급등하면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글로벌 하이일드펀드 수익률은 -2.26%, 지난 6개월간 수익률은 -4.48%까지 떨어졌다. 국내 정크본드 부도율은 9.8%까지 치솟았고 신규 발행은 자취를 감춘 상태다.

저금리 환경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고위험 채권에 투자했던 미국 헤지펀드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주말 정크본드에 주로 투자하는 미국 헤지펀드인 스톤 라이온 캐피털 파트너스가 투자자들에게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이 펀드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고금리로 발행하는 회사채에 집중 투자해 왔지만 미국 금리인상시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면서 환매 요청이 급증하자 결국 환매중단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선택했다. 또 다른 미국 헤지펀드 서드 애비뉴 매니지먼트 역시 환매를 중단하고 청산절차에 돌입했다. 서드 애비뉴 매니지먼트도 저유가 쇼크로 부도위기에 직면한 에너지·원자재 관련 기업 회사채에 대거 투자했다. 이때문에 올해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정크본드에서 투자자금이 이탈한 첫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환시장에도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위안화 환율 관리방식을 바꿔 사실상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섰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저유가 쇼크, 위안화발 환율 급변동 우려 등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이날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도쿄 증시는 1개월 만에 1만9000선이 무너지고 안전자산인 엔화값은 달러당 장중 1엔 이상 급등하며 120엔 후반까지 올랐다.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엔화 수요가 늘어난 때문이다. 도시마 이쓰오 칼럼리스트는 닛케이에 헤지펀드 파산 뉴스가 이번주에 또 나오면 엔화값은 119엔대에 진입할 것”으로 망했다.
한편 14일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보다 20.80포인트(1.07%) 하락한 1927.82에, 코스닥은 23.11포인트(3.54%) 하락한 630.37에 거래를 마쳤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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