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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기다리는 넥센의 화수분, 보여줘야 할 때
입력 2015-12-13 06:03  | 수정 2015-12-13 06:04
선발투수 양훈은 올해 넥센의 최고 발견 중 하나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11일로 넥센 히어로즈의 2016시즌 대비 전력 보강은 사실상 끝났다. 넥센은 자유계약선수(FA) 손승락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롯데 자이언츠의 보호명단(20명) 제외 선수 1명 지명권을 갖고 있었으나 행사하지 않았다. 보상금 5억3000만원을 더 받기로 결정했다.
넥센은 당초 롯데의 보호선수 명단을 넘겨받고서 12월 둘째 주말 보상선수 여부를 결정할 계획도 있었다. 그러나 결단의 시기는 빨랐다. 넥센의 구미를 당긴 선수가 없었으니 크게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내부 육성에 초점을 맞춰 보상선수보다 보상금을 택했다.
결국, 지난 11월 27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내야수 김웅빈, 투수 양현, 김상훈을 영입한 게 실질적인 마지막 외부 보강 작업이었던 셈이다. 넥센은 이튿날 내부 FA 이택근과 마정길과 계약했다. 손승락의 보상선수로 1명을 더 추가할 수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FA 시장에는 현재 김현수, 오재원, 고영민 등 3명이 남아있으나 넥센은 일찌감치 정리했다.
넥센의 내부 육성은 중장기적인 안목 아래 진행되고 있다. 이전부터 재능 있는 유망주를 영입한 데다 최근 외국인 지도자를 잇달아 선임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화수분 야구만큼 효율적이면서 효과적인 전력 강화는 없다. 말 그대로 팀의 ‘근간이다. 훗날 더욱 강해지기 위한 밑거름이다.
믿고 기다린다. 하지만 어느 정도 보여줘야 할 때이기도 하다. 특히, 마운드는 더욱 그렇다. 넥센은 에이스와 마무리를 동시에 잃었다. 마운드의 무게가 한없이 떨어졌다. 선발진은 더욱 그렇다. 외국인투수 2명이 있으나 그들이 모든 걸 메울 수는 없는 노릇. 올해 밴헤켄과 피어밴드가 버텼으나 국내 투수의 부진으로 한 시즌 운영이 어려웠다. 가뜩이나 가벼운데 더 가벼원 셈이다.
결국 그 보수공사는 젊은 투수들로 기초공사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다. 잠재력은 있으나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던 그들이다. 하지만 넥센의 한 해 농사는 그들에 의해 결정될 터다. 올해 막바지 양훈이 희망의 빛을 보여줬듯, 그 빛줄기가 하나둘씩 늘어나야 한다. 넥센이 더 강해지기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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