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본발 LCD 사업 재편, 삼성·LG 영향은
입력 2015-12-11 18:20 

일본 샤프가 실적 부진에 빠진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부문의 분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샤프는 세계 디스플레이 업체중 유일하게 10세대 LCD 패널 제조 공정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샤프의 LCD사업 부문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세계 LCD 업계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11일 닛케이 등 일본 주요 외신에 따르면 샤프는 올해 300억엔의 영업손실을 낸 LCD 사업부를 분사, 매각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재팬디스플레이(JDI)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으며 대만 훙하이, 폭스콘, 삼성전자 등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샤프의 LCD 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이익 301억엔을 기록한 주력 부서였지만 올해는 LG디스플레이 등 경쟁사에 밀려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중소형 스마트폰 패널의 가격 하락이 결정타였다. 샤프는 애플에 아이폰, 아이패드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면서 수지타산을 맞췄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부진했다는 평가다.
일본 전자업계에서는 기술 유출을 우려해 일본 내 경쟁사인 재팬디스플레이가 인수하기를 희망하지만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JDI의 대주주인 민관합작펀드는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샤프가 보유한 대규모 부채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폭스콘이 이미 지난 9월 LCD 사업부 인수 의향을 표명해 경쟁에 나설 수도 있다.

만약 샤프 LCD 사업부가 중국 자본에 인수된다면 세계 LCD 사업은 격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중국 BOE는 내년 세계 최초로 10.5세대 LCD 패널 공정에 투자를 개시한다. 삼성, LG가 대형 LCD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투자를 주저하는 사이 중국 업체가 턱밑까지 쫓아온 양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LCD 패널 다음 주자로 발광다이오드(OELD) 패널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파주 공장에 1조8400억원을 투자해 OLED 생산 라인인 P10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형 LCD 패널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약점이다. 당초 LG측에서는 올해를 OLED 원년으로 상정했지만 LCD 패널에 비해 시장 점유율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대형 LCD 부문에서 샤프, 중국의 행보에 가장 신경을 쓰는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다. 중소형 OLED 부문에서는 세계 1위이지만 대형 패널 부문에서는 특별한 투자도, 행보도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이 LCD 8세대 공정에 투자한 것도 5년 전이다. 삼성은 중소형 패널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히지만 삼성전자는 전세계 대형 TV 부문에서 1위 업체다. TV 제조에 있어 수급이 필요한 대형 디스플레이 부문에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문이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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