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 맞춤 디자인, 20년 업계 노하우가 해외 명품 브랜드 제친 비결이죠”
구찌, 샤넬, 톰 포드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독식하던 국내 선글라스 시장에 무서운 루키가 등장했다. 바로 해외 브랜드의 선글라스 및 안경을 20년간 수입해 판매한 업체이자 국내 선글라스 수입 업계 1위인 세원I.T.C가 지난 2013년 론칭한 선글라스 브랜드 ‘베디베로다. 베디베로는 론칭 2년만에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 상위 5위권 안에 들 정도로 인기를 끌고있으며, 올 3분기 누적 매출도 전년 대비 211% 증가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선글라스 시장 규모는 5000억 원대다.
최근 베디베로 2016 봄·여름 콜렉션 공개 행사를 맞아 서울 W호텔에서 만난 이원재 세원I.T.C(54) 대표는 브랜드의 빠른 성장 비결로 동양인 얼굴에 적합한 디자인과 이태리 현지 생산을 통한 뛰어난 품질을 꼽았다. 베디베로의 전 제품은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의 선글라스를 생산하는 이태리 현지 공장에서 제작한다. 제품 가격은 20~30만원대로 수입산과 비슷하다.
이 대표는 해외 브랜드에서 나오는 선글라스는 동양인 얼굴형이나 취향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동양인은 파스텔톤 안경테, 오버사이즈 렌즈를 선호하는 반면 유럽인들은 밝거나 어두운 톤 안경테, 적당한 크기의 선글라스 디자인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검은색이 주류를 이루던 선글라스 테에 분홍 등 다양한 색깔을 입히자 한국인뿐만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수년간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들과 일하면서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덕분이었다.
오랜 세월 수입만을 해오던 이 대표가 자체 브랜드 론칭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아버지가 대구에서 안경 공장을 했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안경은 내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다.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안경 브랜드를 만들어 세계로 수출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향인 대구의 대표 전통산업인 안경산업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데도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구에 베디베로 생산공장 설립을 협의 중”이라며 대구는 안경은 잘 만들지만 디자인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베디베로의 디자인 능력과 대구의 생산기술이 만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디베로는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있다. 이미 내년 중순경 이태리, 영국, 프랑스 등 유럽국가 진출을 확정했으며, 향후 중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디자인도 있느냐고 묻자 그는 중국인이 붉은색을 좋아하는 점을 고려해 ‘차이나 레드라는 베디베로만의 특별한 레드 컬러 안경테를 만들었는데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인들이 붉은색이라고 무조건 좋아할 것이란 생각은 착각이라고 덧붙였다. 너무 어둡지 않으면서 빛이 통과하면 색이 바뀌는 독특한 레드 컬러를 탄생시키는데 큰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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