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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새 운용본부장 인선…때아닌 `55세 이하` 제한 논란
입력 2015-12-09 17:29  | 수정 2015-12-09 22:26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CIO) 선정 과정에 '나이'가 중요한 새 변수로 떠올랐다. 명분은 '젊은 조직 구축'이지만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둔 짜맞추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국민연금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모 절차를 밟고 있는 신임 국민연금 CIO는 50대 초중반인 비교적 젊은 층에서 발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애초 국민연금이 글로벌 감각과 대체투자 능력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고 CIO 후보군을 압축해 가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정부가 '55세 이하'라는 새로운 연령 기준을 추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공단과 기금본부를 젊고 역동적인 인물에게 맡겨야 한다는 기류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55세 이하'라는 새 잣대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현재 CIO 후보는 이동익 전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 정재호 유진투자증권 PE부문 대표, 권재완 AJ인베스트먼트 대표, 안효준 교보악사자산운용 대표, 김영덕 성장사다리펀드 위원장, 강면욱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김용문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장 등 7명이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52~62세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국민연금 이사장-CIO 이원화 체제가 도입된 1999년 이후 1·2대 CIO는 40대(취임 당시)가 맡았고, 당시 이사장들은 모두 50대였다. 3대부터 현재 홍완선 CIO까지는 취임 당시 나이가 54~57세였다. 같은 시기 재직한 이사장들은 대부분 60대로 연배가 다소 높았다. 이에 따라 '55세 이하'라는 잣대는 국민연금 수뇌부 연령대를 낮추기 위한 단순한 의도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차기 국민연금 이사장에 50대 젊은 층이 사실상 내정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업계에서는 현재 박근혜정부에서 고위직 또는 주요 임무를 맡았던 연금 또는 경제 전문가가 이사장으로 올 것이라는 소문이 꾸준히 나돌고 있다.
특히 신임 이사장의 핵심 역할이 '기금본부 독립'이라는 점에서 현 정부와 코드가 잘 맞아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공교롭게도 현재 이사장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들 연령대가 55~59세다. 하지만 일각에선 CIO 인선은 특히 연령보다 능력을 우선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선 연령 잣대 때문에 CIO 후보 재공모설도 나온다. 경력에다 나이 기준까지 맞추려면 현 후보군 중에서는 마땅한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면접을 앞둔 7명의 후보자에 대한 평판조사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신임 이사장부터 뽑은 뒤 업무 협력이 가능한 CIO를 뽑겠다는 것으로 기존 후보군을 배제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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