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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 황금장갑만큼은 끼고 싶다던 박병호 ‘빈손’
입력 2015-12-08 17:43 
박병호는 8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4년 연속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이 좌절됐다. 사진은 지난해 수상 모습.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양재동) 이상철 기자]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거가 된 박병호(29), 그가 KBO리그 소속으로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상이 골든글러브였다. 4년 연속 수상을 꿈꿨으나, 에릭 테임즈(NC)에 의해 좌절됐다.
해마다 어떻게 하면 더 멀리 타구를 치며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일 지를 생각한다는 박병호는 해마다 성적이 향상됐다. 올해는 각종 개인 기록을 새로 썼다. 타율(0.343), 안타(181), 홈런(53), 타점(146), 득점(129), 장타율(0.714) 등 개인 최고 기록이다. 이승엽(삼성)도 못 한 2년 연속 50홈런을 치더니 12년 전 이승엽이 세웠던 시즌 최다 타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엄청난 기록을 만든 ‘괴물이었다. 하지만 올해 괴물은 한 명 더 있었다. 하필 포지션도 같았다. 테임즈는 타격 전 부문 톱5 안에 들었다. 타율(0.831), 득점(130), 장타율(0.790), 출루율(0.497) 등 4관왕을 차지했다. KBO리그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달성했으며, 한 번 하기도 힘든 사이클링히트를 두 차례나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발표된 최우수선수(MVP)는 박병호가 아닌 테임즈에게 돌아갔다. 테임즈는 50표를 받아, 44표의 박병호를 제쳤다. 8년 만의 외국인선수 MVP가 탄생했다. 박병호는 내가 44표나 받았나”라고 놀라면서 테임즈의 MVP 수상을 예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테임즈가 먼저 1승을 했다”라며 골든글러브만은 꼭 타고 싶다는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MVP 시상식이 끝나고 2주 뒤, 같은 장소에서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활짝 웃은 이의 얼굴은 같았다. 박병호는 이날 총 유효 358표 가운데 116표를 얻었다. 테임즈는 227표로 111표의 차이가 났다. MVP 경쟁의 6표 차보다 간극은 컸다.
박병호는 4년 연속 수상에 도전했다.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4년 연속 수상 기록은 이승엽(7년·1997~2003년), 김성한(5년·1985~1989년)에 이은 또 하나의 대기록이다. 그러나 테임즈에 의해 그 꿈은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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