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고시촌 원룸 `司試연장` 시한부 기대감
입력 2015-12-08 17:18  | 수정 2015-12-08 19:41
신림동 고시촌 전경. [매경DB]
5급 공무원 공채시험(옛 행정고시) 선발 인원 축소와 2017년 사법시험 폐지로 먹구름이 짙었던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 '시한부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지난주 법무부가 사법시험을 4년간 더 운영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면서부터다.
'고시의 메카'로 통하던 이곳은 2009년 로스쿨제도가 도입된 뒤 사법시험 준비생들이 급감하면서 썰렁해진 상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은퇴 후 소액 투자에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가져다줄 곳으로 꼽혀 원룸·오피스텔 건물이 앞다퉈 들어섰던 곳이다.
언제 건물을 팔지 고민하던 원룸 주인 A씨(60)는 "지금은 로스쿨 측과 기존 법조계 간의 이해관계 대립이 심해서 어떻게 될지 안갯속이지만 건물도 잘 안 팔리고 임대도 안 되는데 4년이라도 시험이 더 유지되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통 오피스텔·원룸 임대수익률이 3~4%지만 이곳은 적자라서 어떻게 잘 정리할지가 고민"이라고 전했다. 전용면적 14~16㎡형 원룸이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40만~50만원 선이어서 가격을 보고 찾아오던 회사원이나 일반 학생들도 고시촌보다는 서울대입구역과 낙성대 인근으로 발길을 돌린다는 말이다.
고시생이 빠져나간 대학촌 일대는 우려 속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젊은 건축가들이 사회적 기업을 꾸려 고시원 건물을 빌려 하숙집 격인 '셰어하우스'로 개조한 후 외국인 교환학생 등에게 다시 임대하는 식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사법시험이 4년 연장되더라도 투자처로서 고시촌의 하락세는 거스르기 힘들 것"이라면서도 "새로운 주거 형태에 대한 실험이 이뤄지는 것은 주거시장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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