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리운전 고객 20만명 파파부의 힘 ‘고객분석과 ICT’
입력 2015-12-08 14:14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시장에서 틈새를 노린 앱(APP)을 개발하면 자연스럽게 성공할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시장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다양하고 민감한 문제들이 숨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야만 시장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대리운전을 저렴하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 일명 ‘파파부(PAPABU)를 개발한 신동화 트리플렛 대표(36)는 창업 초기의 난관과 극복 비결을 이같이 설명했다.
유명 게임회사를 다니던 신 대표가 사표를 내고 창업에 나선 것은 스마트폰 사용이 급증하기 시작하던 2011년 말이었다. 우연히 자신의 차량을 몰던 대리기사와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전화로 부르는 방식의 대리운전을 앱 기반으로 가장 먼저 탈바꿈해 정착시키면 히트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곧바로 서울산업진흥원(SBA) 청년창업센터에 입주한 뒤, 스마트폰을 통해 고객과 대리기사를 단순히 연결해주는 ‘원터치 대리운전 앱을 개발했다. 하지만 당초 생각과 달리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잠시 사업을 뒤로 하고, 신 대표는 직접 대리운전을 뛰고 대리기사들과 어울리며 시장 특성을 분석하는 작업에 나섰다. 그 결과, 대리운전에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고 있음을 파악했다. 가령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두 지역인 먹자골목과 인근 언덕 지형의 마포초등학교 방향은 대리운전 수요와 공급이 다르다. 또 시간대, 대중교통의 접근성, 유동인구, 유흥가 접근도, 기피 지역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변수가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다양한 수급 요인을 고려해 운행 거리가 같아도 최저 가격을 산출해주는 알고리즘(핵심특허)을 장착한 게 바로 파파부다. 신 대표는 대리운전은 요금이 1000원만 차이가 나도 고객 충성심이 흔들리고, 배차 속도와 요금이 맞아야만 성사되는 매우 민감한 시장”이라며 결국 요금과 속도를 지배할 수 있어야만 선두로 도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아빠를 불러주세요란 의미의 파파부는 최저가 요금제 뿐 아니라 배차율이 90%를 넘어 기존 콜센터 업체들(70% 안팎)을 앞선다. 요금 결제도 ‘삼성페이처럼 다운로드받은 앱에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해 두면 된다. 또 최근 정치권에서도 화제가 됐던 ‘1회용 안심번호(050)가 파파부에 사용된다. 다시 말해 파파부 이용객의 실제 번호가 대리기사에게 노출되지 않고 스팸문자도 오지 않는다. 사업가, 연예인 등 개인번호 노출을 꺼리는 고객들이 애용하는 이유다.
올해 초만 해도 5만명에 그쳤던 파파부 회원은 이달 들어 20만명을 돌파했다. 대리운전업체가 1만개를 넘는 레드오션에서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NC소프트 등 기업고객도 늘고 있어 고무적이다. 제휴 회사 직원들이 파파부를 이용하면 1만 포인트를 주는 서비스와 파파부 모바일상품권(3·5·10만원)은 선물용으로 인기다.
현재 국내 대리운전 시장은 하루 약 7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1회 평균 이용료를 1만5000원으로만 잡아도 연 4조원에 달하는 작지 않은 규모다.
파파부는 2018년 대리운전 시장의 10%(4000억원) 점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석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