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투자심리 위축 심각’ 회사채 시장 사실상 개점휴업
입력 2015-12-07 16:39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예고, 국내 기업 실적 쇼크와 한계기업 구조조정 이슈 등으로 회사채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회사채 발행시장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 SK와 제주은행을 끝으로 더이상 회사채 발행을 위해 증권사와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한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기관투자자 회계장부 마감(북 클로징)을 감안해도 예년에는 12월 중순은 지나야 회사채 발행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올해는 투자심리 위축이 워낙 심해 발행시장이 빨리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사채 수요예측 미매각이 속출하고 발행금리가 급등하는 등 시장 여건이 악화되자 연말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차환 발행을 검토하던 기업들은 현금상환이나 은행대출 등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13일 만기가 돌아오는 1000억원의 회사채를 현금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대림산업은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 발행을 준비 중이었으나 투자자들의 너무 높은 금리 요구에 발행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현대로템도 다음달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차환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냉각된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회사채 발행시기를 연기했다.

손소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데다 연말 기관투자자 회계장부 마감(북 클로징), 한계기업 구조조정 이슈까지 본격화되며 회사채 투자수요가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정대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고는 올 들어 회사채 가산금리 상승 속도가 가장 가파르고 상승 폭도 크다”면서 정부의 대기업 신용위험 평가 결과도 이달 중 발표될 예정으로 이에 대한 경계감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은 대우조선해양 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대표기업들이 연이어 어닝쇼크를 발표한 후 지난 9월부터 발행금액이 상환금액보다 적은 ‘순상환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회사채 발행금액은 4조8625억원으로 상환금액에 비해 4556억원 적었다. 회사채를 매수할 만한 투자자를 찾기 힘들어진 국내 기업들이 만기도래한 회사채를 현금상환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풍부한 시장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너도나도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회사채 발행 금액이 상환 금액을 크게 앞섰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당분간 회사채 발행시장 경색은 지속될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국내 기업 실적저하와 한계기업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슈”라며 당분간 회사채 발행도 투자도 쉽지않은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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