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막말과 기행` 트럼프, IS테러 덕에 공화당 대권후보 되나
입력 2015-12-06 17:07 

설마했던 도널드 트럼프의 공화당 대권후보 지명이 현실이 다가오고 있다. 공화당 지도층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5일(현지시간) CNN과 ORC(전략연구컨설팅)가 11월27일부터 12월1일까지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율은 36%로 지난 10월 중순(27%)보다 9%포인트 수직상승했다. 한때 트럼프를 앞지르기도 했던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은 14%를 기록해 16% 지지율을 얻은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에게 밀려났다.
잇따른 막말과 기행으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인 비난의 대상이 됐던 트럼프 지지율이 타 공화당 대권주자를 압도할 정도로 급상승한 것은 파리 테러 영향이 크다.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강경 발언, 무슬림 데이터베이스(DB)화, 모스크 폐쇄 등 극단적 발언을 쏟아내면서 미국내 백인 강경보수 진영의 표심을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히스패닉 이민자와 무슬림, 여성 등이 트럼프에 대해 반발하고 있지만 이같은 상황이 백인과 보수 민심을 더욱 결집하는 효과로 이어졌다는 진단도 있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과 불만이 ‘아웃사이더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로 이어진 측면도 없지 않다.
트럼프 지지율이 6개월째 선두를 유지하자 기성 정치권과 언론에서도 트럼프의 인기가 단발성이 아닐 수 있다”며 트럼프가 실제로 공화당 후보로 나서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반면 공화당 적자로 주목받았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번 여론조사에서 확보한 지지율이 3%에 불과해 회생 불능 상황에 빠졌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멕시코 출신 히스패닉 부인을 앞세워 공화당의 약점인 히스패닉 표를 얻어오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오히려 보수 일색인 공화당 진영으로부터 외면받는 악재가 됐다는 진단이다. 또 보수층 지지를 받고 있는 트럼프를 공격하고 자신의 정치적 제자인 마르코 루비오를 폄하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실망을 준 측면도 적지 않다.
아버지와 형이 전직 대통령인 점도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부시 전 주지사가 자신만의 독특한 메시지 전달에 실패하고 있는 점, 미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점, 공략대상 유권자층이 불분명한 점 등을 들어 젭 부시의 회생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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