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롱과 모욕`까지 거론한 안철수의 최후통첩 통할까
입력 2015-12-06 17:07 

더 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다. 저와 함께 당을 바꿔나갈 생각이 없다면 분명히 말씀해달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게 ‘최후통첩을 던졌다. 안 전 대표는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제안한) 혁신전당대회 제안 거부를 재고해달라”며 문 대표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안 전 대표는 현 체제와 리더십으로 당의 분열과 갈등을 잠재울 수 있는가. 지금 우리 당으로 총선 돌파와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보는가”라고 반문하며 정치 리더십은 누르고 억압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짓누를수록 불신과 갈등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화합은 멀어져 갈 것”이라고 정면비판했다. 이어 문 대표가 다시 당선된다면 저는 깨끗이 승복하고 문 대표를 적극 도울 것”이라며 진정 당과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이 무엇인지 숙고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안 전 대표는 때로는 조롱과 모욕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그 역시 제가 감당할 몫이라고 인내하며 제 길을 걸어왔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더 이상 물러설 수 없고 모든 걸 걸어야한다”고 말해 ‘강철수(강한 안철수) 이미지 구축을 위한 각오도 드러냈다. 2011년 서울시장 후보 양보, 2012년 대선 후보 양보, 2014년 ‘김한길 민주당과의 통합 등 자신의 과거를 언급하며 혁신전대 수용을 다시 한번 압박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안 전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없이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거취 여부, 혁신전당대회를 제외하고 다른 방식으로 당 혁신을 주도한다면 혁신전당대회를 철회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안 전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고만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르면 7일부터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지방에 머물며 생각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당 안팎에선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에게 자신의 입장을 강경하게 전달한 점으로 미뤄 향후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의원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이번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을 떠나겠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오후에 입장을 밝히겠다는 문 대표가 오후에도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은 결단을 앞둔 ‘안철수 캠프 분위기가 심상치않다는 기류를 감지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 핵심 인사도 당 안에서 문제를 풀어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노력에 한계가 온다면 ‘액션만 남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측근은 모든 과정이 ‘기승전탈당은 아니다”라면서도 이후 문 대표 대응에 따라 방법적인 부분은 포괄적으로 고민할 것”이라는 말로 탈당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당을 떠나면 책임은 문 대표와 당에 있다는 항변이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안 전 대표의 회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오늘 제가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안 전 대표가 탈당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결연한 뉘앙스까지 풍긴 상황인 만큼 곧바로 대응하기보다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일각에선 현실적으로 안 전 대표의 탈당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날 안 전 대표가 탈당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우선 당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뜻이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안 전 대표가 탈당 결심을 해도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의원이 따라줄지가 미지수인데다 천정배, 손학규 세력과 힙을 합치는 것은 그동안 안 전 대표가 비판해온 ‘구정치를 답습하는 것인만큼 탈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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