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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방송진단] ‘슈스케’ 폐지가 답이라고? ‘…비판에도 의미 있는 이유
입력 2015-12-04 16:23 
[MBN스타 김윤아 기자] Mnet 예능프로그램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는 과연 위기일까. 과거만큼 화제를 모으지 못하자, 일각에서는 폐지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사실 ‘슈스케의 위기로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Mnet 측은 방송사의 상징 프로그램인 ‘슈스케8 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격인 ‘슈스케는 혜성같이 등장해 열풍을 일으켰다. 이후 배우, 댄서, 디제이까지 별별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한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은 각 채널마다 우후죽순 쏟아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현재 장수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슈스케와 SBS의 ‘K팝스타 정도다.

‘슈스케 시리즈 초반만 해도 ‘슈스케 열풍은 영원히 승승장구 할 것처럼 보였다. 오디션 참가자들의 감동적인 사연과 노래는 국민들을 울리기도 했고 재미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이 거듭되고, 주목이 쏠린 만큼 논란의 중심에 서며 진부하다는 평가를 피해갈 수 없었다.

당시 오디션 참가자들 간의 갈등을 확대시켜 방송하기도 했고, 사건을 일부만 편집하여 방송해서 시청자들이 오해할 수 있을 만한 소지를 만들었다. 악마의 편집은 출연자뿐만 아니라 심사위원에게도 이어졌다. 가인이 ‘슈스케7에 출연해 참가자들을 향해 연신 불합격”을 외쳤다. 가인은 SNS를 통해 분명 ‘합격이라고 했는데 왜 ‘불합격입니다로 나갔을까”라며 제작진이 극적인 요소를 만들기 위해 자신을 이용했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슈스케7의 심사평은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며 부진한 성적의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결국 ‘슈스케7은 낮은 시청률과 함께 ‘슈스케 폐지론까지 양산하며 대중들의 관심을 확인하는 것에 만족하며 프로그램을 종영해야 했다.

반면 지난 11월22일 첫 방송한 ‘K팝스타 다섯 번째 시즌은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 11.5%를 기록하며, ‘슈스케7 보다는 진일보한 결과를 일궈냈다.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이지만 확연한 온도 차이를 보여준 것. 하지만 이 둘은 단적으로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프로그램의 성질이 다르다. ‘K팝스타 심사위원들은 10대 초반의 어린 참가자를 발굴해 각자가 속한 자신의 기획사에 데려가고자 한다. 그렇다보니 솔직한 심사평을 할 수밖에 없고, 자신의 개인 취향을 여과 없이 쏟아낸다.

반면 ‘슈스케는 항상 노래는 꿈이 되고, 꿈은 인생이 되고, 인생은 기적이 되는 리얼 감동 드라마 슈퍼스타K7”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시작된다. 나이와 상관없이 1세부터 99세까지 노래를 향한 열정이 있으면 참가자로 지원할 수 있고, 프로그램은 이들의 꿈을 지지해준 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대중들에게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이 기획 의도인 것이다.

그 결과 ‘슈스케7은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백업 코러스만 하던 천단비라는 보컬리스트를 탄생시켰다. 19살 때부터 코러스로 노래를 시작한 천단비는 12년의 무대 경력을 쌓았다. 그는 항상 가수들의 무대를 빛날 수 있도록 받쳐주는 조력자 역할만 해왔기에 마음 깊은 곳에 아쉬움이 있었다.

사진제공=Mnet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백업 코러스만 하던 천단비는 처음으로 ‘슈스케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로무대를 꽉 채웠다. 코러스 가수란 항상 자신의 목소리를 숨기고, 메인 가수들의 노래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그들은 무대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뽐낼 수도 없고, 오히려 기량을 절제해야한다. 그랬기에 천단비는 항상 마음 한구석에 노래를 향한 열망이 있었고, 가수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자격지심도 갖게 됐다. 천단비에게 이번 ‘슈퍼스타K7은 자신도 모르게 키워온 꿈을 활짝 펼치는 도전인 것은 물론 내면에 있는 애환과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기회였다.

케빈오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슈스케7 마지막 무대에서 2년 전 음악을 포기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쓴 곡을 들고 무대에 섰다. 영어 가사인 것은 물론, 자작곡인 케빈오의 ‘블루 드림은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들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의 고집과 두둑한 배짱은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아이돌 스타는 아니지만 싱어송라이터로서 음악의 다양성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케빈오의 도전은 의미 있었다.

이에 대해 케빈오는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닌 ‘슈스케에 참가한 이유에 대해 ‘슈스케가 가장 큰 기회라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음악을 하고 싶으면 ‘슈스케에 나와 나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작년 시즌의 곽진언, 김필 같은 아티스트들을 보면서 나 같이 스타일이 좀 특이하더라도 노래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식이 밴드도 ‘슈스케이기에 주목받을 수 있던 밴드였다. 그들은 ‘아기를 낳고 싶다니라는 자작곡을 선보이며 5포세대의 안타까운 시대상을 음악으로 풍자했다. 특히 아기를 낳고 싶다니. 그 무슨 말이 그러니…나 지금 먹고 살기도 힘들어…”라는 가사는 청년 빈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사회 문제를 직설적으로 고발하며 중식이 밴드는 ‘사이다 같은 존재로 떠올랐다. 중식이밴드는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 걸맞게 개성 있는 목소리로 가창력을 입증했고, 여기에 자신만의 생각과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텔링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에 성시권 대중문화평론가는 ‘슈스케 시리즈가 똑같은 포맷과 비슷한 심사위원들로 참신함을 잃은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천단비나 케빈오. 중식이 밴드만 보더라도 숨겨져 있는 친구들이 계속해서 발굴되고 있지 않는가. 싱어송 라이터에서 락밴드까지 다양한 음악이 소개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더에 있는 숨겨져 있는 친구들도 많고, 실력 있는 실용음악과 친구들도 많다. 그런데 소속사에게 선택 받는 사람들은 일부이기에 ‘슈스케는 이들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K팝스타는 기획사에서 픽업하기 위한 오디션 방송이다보니 제작비도 해당 소속사에서 지원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이 둘의 성격은 확연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시즌을 거듭하며 이제는 ‘폐지가 답이라는 여론 속에서도 ‘슈스케가 의미 있는 이유는 이 같은 ‘음악인의 출현 때문일 것이다. 다양한 가수를 배출하고자 노력한다는 점만으로도 ‘슈스케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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