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LA 인근 총기난사 참극 ‘IS 테러 연관 가능성’에 美 전역 긴장
입력 2015-12-03 15:41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도시에서 테러로 의심되는 무차별 총격사건이 발생해 미국이 초긴장모드에 들어갔다.
파리 테러 발생후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테러를 예고하는 동영상을 배포한 뒤 얼마되지 않아 파이프폭탄과 자동화기를 동원된 대량 살상행위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
2일 오전 11시 10분경(현지시간) LA 동부 샌버나디노시 장애인 복지·재활시설 ‘인랜드 리저널 센터에 복면을 한채 자동소총과 권총으로 중무장한 무장괴한 3명이 진입, 총기를 난사했다. 총기난사 현장은 인랜드 리저널 센터 내 강당으로 샌버나디노카운티 공중보건과 직원들이 송년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당시 송년행사에는 100여명이 참석한 상태였고 총기 나사로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일부는 중태인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희생자 숫자로만 보면 지난 2012년 12월 코네티컷 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으로 26명이 사망한 이후 3년만에 최악의 참사다.
데이비드 보디치 연방수사국(FBI) LA지국 부지국장은 사건발생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가지 정황을 종합해 볼 때 테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테러 행위와 연관이 돼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테러로 의심되는 정황으로 단독 범행이 아니라 3명이 조직적으로 범죄를 계획한 점, 그간 일반 총격사건의 경우, 남성이 가해자였지만 이번에는 여성이 무장괴한 일원으로 참여한 점, 용의자 전원이 완전무장을 한 점, 파이프형태 폭발물을 동원한 점 등을 꼽았다. 샌버나디노 경찰은 사건 발생 5시간 만에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도주하던 용의자들과 총격전을 벌여 남성 1명, 여성 1명을 사살했다. 경찰은 나머지 1명의 행방을 뒤쫓는 가운데 총격전 현장 인근에서 용의자 1명을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남성 총격범 이름은 사이드 R 파룩으로 확인됐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는 샌버나디노 카운티 보건국의 환경보건 전문가로 근무하고 있는 미국 시민권자로서 무슬림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범들은 경찰이 추격해오자 차량 내에서 파이프 형태의 폭발물을 던지기도 했다. 메리디스 데이비스 폭발물 단속국(ATF) 대변인은 용의자들이 던진 폭발물은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 현장에서 사용된 것과 같은 형태”라고 설명했다. 파이프폭탄은 배관용 파이프를 이용해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급조폭발물(IED)로 살상능력이 뛰어난 위력적인 폭탄으로 테러리스트들이 많이 활용한다.
지난달말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 사건 이후 IS가 미국에 대한 테러를 자행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직후여서 이번 총기 난사사건으로 미국 내 테러 불안감이 한층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IS추종세력이 개입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공화당 등 보수진영에서 주장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수용 반대 여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또 이라크와 시리아에 지상군을 투입해 IS 섬멸에 나서야 한다는 공화당의 압박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이 테러가 아니라 단순 총격사건으로 결론나면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주장하는 총기규제 움직임이 더욱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총격사건이 벌어진 샌버나디노는 LA에서 동쪽으로 90km 떨어진 인구 21만4000여명의 도시로 한인 밀집지역이기도 하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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