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손바닥 인증으로 통장개설…신한銀, `디지털 키오스크` 오픈
입력 2015-12-02 17:17  | 수정 2015-12-02 22:54
신한은행이 2일 국내 최초로 비대면 실명 확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신한은행 본점에서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소녀시대 써니(왼쪽부터)가 지켜보는 가운데 국내 1호 비대면 실명 확인 계좌를 개설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 신한은행 고객 이 모씨는 전날 저녁 술자리에서 잃어버린 체크카드를 재발급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지만 이미 은행 업무 마감 시간인 오후 4시를 넘겼다. 예전 같으면 당장 현금 인출이 필요한 이씨로서는 은행 창구를 이용하지 못해 당황했겠지만 이제는 걱정이 없다. 신한은행의 서울시내 지점 안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옆에 마련된 '디지털 키오스크(Digital Kiosk)'를 통해 창구 직원을 만나지 않고도 체크카드 재발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2일 무인 스마트 점포인 디지털 키오스크를 내세워 창구 직원 없이도 실명 확인 등의 절차가 가능한 신개념 금융서비스에 나섰다. 금융 거래에서 비대면 실명 거래는 이달부터 허용됐다.
신한은행 고객은 디지털 키오스크에 본인 생체 정보를 등록하면 별도의 현금카드 없이도 디지털 키오스크가 설치된 곳에서 기존과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은행 업무 시간이 아닌 주말이나 야간에 인터넷뱅킹 이체 한도 부족이나 보안카드 등을 분실해 이체가 불가능한 경우 디지털 키오스크에서 이체 등 각종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계좌 개설도 가능하다.
디지털 키오스크는 국내 최초로 손바닥 정맥 인증 방식이라는 바이오 인증 서비스가 적용된 국내 최초 무인 스마트 점포로, 핀테크 기술을 활용해 입출금 창구 거래량 기준 90%에 해당하는 100여 가지의 영업점 창구 업무가 가능하다. 디지털 키오스크는 이날 본점 영업부를 시작으로 잠실 롯데월드, 테크노마트지점 등 수도권 내 17개 영업점에 24대가 설치될 예정이다.

운영 시간은 기존 자동화기기 시간과 동일하게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 30분이다. 신한은행은 고객들의 추가 요구 사항 등을 보완해 내년부터 디지털 키오스크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한편 향후 24시간 운영을 추진할 예정이다.
처음 사용할 때 손바닥 정맥 등록이 필수다. 디지털 키오스크에 신분증을 넣으면 화면에 나타나는 본점 직원과 스피커를 통해 본인 확인을 위한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주소와 휴대폰 뒷자리 번호로 본인 확인이 완료되면 손바닥 정맥 등록 절차가 진행된다. 직원이 화면상으로 모든 절차를 설명해 어렵지 않다.
신한은행은 이날 기존 신한S뱅크보다 진화한 성능의 모바일 특화 금융서비스인 '써니뱅크(Sunny Bank)' 서비스도 동시에 선보였다. 써니뱅크는 KEB하나은행의 1Q뱅크, 우리은행의 위비뱅크와 같은 모바일 은행 서비스로, 모바일을 통한 금융 거래가 가능하다. 특히 신용등급 5~7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한 10% 내외 중(中)금리 대출 상품 라인업을 선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써니뱅크의 경우 휴대폰으로 인증번호를 받은 뒤 휴대폰으로 신분증을 찍어 전송한다. 이후 직원과 영상통화로 본인임을 추가로 확인하면 계좌를 발급받을 수 있다. 서비스 초기에는 운영의 안정성과 대포통장 방지 등을 위해 대출 승인 고객에 한해서만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그러나 향후 계좌 개설 대상 고객을 확대하고 전자금융서비스 등 은행 업무 전반에 비대면 실명 확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디지털 키오스크와 써니뱅크 등장에 따라 고객의 '셀프뱅킹(Self Banking)' 서비스 범위가 확장되고, 궁극적으로 무인 점포 환경을 앞당길 수도 있다. 은행별로 비대면 실명 인증 방법과 관련해 서비스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비대면 거래가 핵심인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년 공식 출범할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이날 디지털 키오스크 출범을 기념하기 위해 본사 심포니홀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초청해 디지털 키오스크 시연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임 위원장은 국내 1호 비대면 실명 확인 통장을 발급받았다.
임 위원장은 "국내 최초로 실시되는 비대면 실명 확인이 정착되면 은행은 단순 업무를 점차 스마트 점포로 대체하고, 창구에서는 심층적인 고객 상담과 자문 업무에 집중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이날 "오늘은 국내 최초로 은행 지점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된 대한민국 금융사에 큰 의미가 있는 날"이라고 평가했다.
[김덕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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