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지상군 파병 없다던 오바마, 결국 특수부대 파견한다
입력 2015-12-02 16:04 

미국 정부가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전격적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 특수부대를 파견하기로 했다.
파리 테러사태후 IS 궤멸을 위한 군사작전 확대를 천명하면서도 지상군 파병은 없다”던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한발 물러난 모양새다. 그동안 이라크·시리아 반군 지원업무에만 머물렀던 미국 정부가 지상군 파견은 아니지만 전투병력을 파병한 만큼, 다른 나라들도 IS격퇴용 지상군 파병을 본격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1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라크 정부와 협력해 이라크군과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 군사조직을 지원하고 IS에 대한 압력을 높이기 위해 ‘특수기동타격대를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견병력 규모는 최소 50여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 장관은 또 이라크에 주둔한 부대가 상황에 따라 시리아에도 투입될 수 있다”며 시리아에 파견돼 있는 기존 특수부대 병력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역할 확대와 관련, 현재 지원업무에 집중돼 있는 특수부대의 전투 참전도 허용한다는 의미로 군사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새로 투입되는 특수기동타격대는 IS 기지 급습, IS 지도부 포획, 인질 구출, 정보 수집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현재 이라크에서 3500명의 미군 병력이 현지 군대 훈련과 전술 자문을 목적으로 활동 중이고 시리아에는 지원 역할을 담당하는 특수부대원 50명이 파견돼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내 지상군 파병 불가 원칙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전투에 참여하는 특수부대를 파병한 것은 안팎으로 커지는 지상군 파견 압박을 우회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별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부대를 파견함으로써 지상군 파병 불가 원칙을 지키면서도 사실상 IS격퇴 군사작전을 확대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파리 테러를 계기로 시리아에 대한 러시아 군사개입이 확대된 것도 오바마 정부를 압박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축출하려는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어 러시아 개입은 미국에 큰 부담이다.
아랍에미리트(UAE)도 IS 격퇴에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안와르 가르가시 UAE 외교 담당 국무장관은 30일(현지사간) 시리아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UAE는 테러리즘과 맞서 싸우며 지상군 파견을 필요로 하는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할 준비가 돼있다”며 인접 국가들이 지상군 투입과 같은 부담을 반드시 나눠야 한다”고 밝혔다.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 소속인 UAE는 6만5000여명의 지상군 병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들 중 다수는 파키스탄 등 다른 나라에서 온 용병들이다. 독일도 1일 내각회의에서 IS 격퇴전에 최대 1200명의 병력을 파견하는 내용의 지원안을 승인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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