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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H!나운서] 박선영, 나에게로 초대
입력 2015-12-02 14:35 
디자인= 이주영
‘아나운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말 잘하는 사람, 혹은 아나테이너죠! 그러나 이들의 ‘진짜 사는 얘기는 얼마나 알고 있나요? 똑 부러진 이미지의 아나운서가 아닌 인간적인 면모를 ‘키워드로 보여드립니다. 이들의 얘기에 ‘아(AH)!하고 무릎 탁 칠 준비됐나요?<편집자 주>


[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박선영 아나운서가 휴식을 끝내고 돌아왔다. 한동안 브라운관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던 그가 차가운 공기가 감돌 때쯤 라디오 SBS파워FM ‘씨네타운으로 반가운 인사를 건넨 것. 미국 뉴욕 등지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는 그에게 ‘박선영이란 세 글자 화두를 던졌다.

◇ 키워드 총평 : 박선영, 깊고 아름다운 내면을 지닌 그녀! 천상 여자랍니다.



키워드1. 공백기, 나를 돌아본 시간

1년 좀 안 되는 시간을 오롯이 자신만을 위해 썼다는 그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일을 열심히 했지만 그것 빼곤 할 줄 하는게 없다는 걸 깨달았죠.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어하는지 제가 잘 모르더라고요. ‘인간 박선영으로선 어떻게 나에 대해 모를 수가 있지 싶었죠. 그동안 ‘회사-집 밖에 없었고 내가 곧 ‘일이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였나? 뉴스를 그만두고 나서 반년간은 수능 끝난 고3처럼 머물러 있는 상태였어요. 그걸 되찾는 시간이 바로 이번 공백기였고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됐어요. 그 전엔 일을 하면 할수록 점점 내가 사라지고 일로써 내가 남았는데, 이젠 내가 누구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고, ‘나에 대해 많이 돌아봤어요. 반성도 많이 했고요.”

키워드2. 무작정 떠나기

쉬는 기간 자신을 찾을 수 있었던 방법에 대해 ‘무작정 떠나기라고 대답했다.

그 전엔 준비하고 계획하고 머리속에 뭔가 그려진 다음에 떠나는 게 당연한 과정이었는데 이번 공백기엔 그냥 무작정 떠났어요. 예기치 않게 벌어지는 일들에 대처하는 걸 보면서 ‘아, 내가 계획을 짜지 않더라도 닥치면 해결하려는 용기가 있었구나라는 걸 알았어요. 제 신입 시절을 돌아보면 그땐 새로운 방송이나 작업에 들어가면 설레고 두려워하지 않았는데, 쉬기 직전까진 방송에 설레기 보단 두려움이 컸거든요. 즐기기 이전에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내가 어떻게 해야하지 이런 것들을 생각부터 하게 되더라고요. 지금이요? 이젠 이걸 떨쳐내야 하는 필요성을 깨달았고, 나에 대한 믿음과 용기가 생겼어요. 하하.”

키워드3. 박선영이 돌아왔다

치열한 자아와 싸움을 끝내고 다시 돌아온 방송국은 예전처럼 따뜻했다고.

돌아와서 재밌었던 건 주위 반응이었어요. ‘잘왔다는 반응도 많았지만 ‘네가 안 돌아올 줄 알았다는 시선도 있었거든요. 하하. 또 오랫동안 쉬고 와서 방송을 헤맬까봐 스스로가 조바심도 좀 나더라고요. 뭐랄까, 신입 때 했던 고민들을 하게 됐죠. 그래서 주위에선 가볍게 예열해보라고 ‘박선영의 씨네타운을 맡겼는데, 처음엔 단순히 너무나 하고 싶었던 라디오 프로그램을 한다는 반가운 마음만 가졌다가 뒤늦게 책임감이 찾아오더라고요. 라디오란 매체가 긴밀하게 소통해야하고 또 그만큼 성취감이 있는 것 같아요.”

사진=SBS


키워드4. ‘씨네타운 안방마님

전임 DJ 공형진이 7년이나 맡아온 프로그램이 처음 자신의 손에 놓였을 땐 ‘멘붕이었다고 했다.

처음 1-2주는 제 자리 같지 않아서 어색하더라고요. 진행하다가 1주일 뒤에 빠져야할 것만 같고 대타 방송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내 방에 친구를 초대해 노래듣는 것처럼 진행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던 것 같아요. 이젠 많이 적응했는지, 청취자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가끔 ‘그땐 너답지 않았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사실 영화가 모두가 아울러 얘기할 수 있는 소재긴 해도 깊이 들어가면 굉장히 전문적인 학문이거든요? 청취자나 전임 DJ 공형진 씨가 워낙 잘해서 그분의 방송을 듣는 분들이 절 걱정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아무래도 비영화인이다 보니 선입견이 존재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전 ‘영화에 대한 정보나 지식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영화를 소재로 해서 청취자의 사연을 담아보자라는 마음으로 다가갔죠. 아직 그렇게 계속 맞춰가는 상태예요.”

키워드5. DJ 박선영의 강점

DJ로서 강점을 물어보니 눈동자를 또르르 굴렸다.

남 얘기 듣는 걸 원래 좋아해요. 남의 얘길 들으면서 과하게 내 얘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좋게 말하면 몰입도가 좋고 나쁘게 말하면 주책인 거죠. 하하. 그래서 라디오 진행을 그전부터 많이 하고 싶었어요. 이걸 청취자들이 좋게 생각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듣고 상담해주는 걸 좋아하는 내 성향이 라디오랑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단점은, 한정된 시간 안에 얘기해야 하기 때문에 ‘뻔하지 않은 말을 강렬하게 하자는 신조를 실천하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고민하고 있고요.”

키워드6. 서른 넷, 여자 박선영

이제 서른네 살도 한달 채 남지 않았다. ‘여자 박선영으로선 어떤 계획이 있을까?

조금 늦었지만 이제라도 많은 걸 경험해보려고요. 그동안 뉴스 진행이 제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낯선 사람도 잘 안 만났고, 불필요하게 밖을 나가지도 않았거든요. 하지만 이젠 새로운 사람도 많이 만나보고 싶고 다양한 걸 경험해보고 싶어요. ‘여자로서 박선영을 한 번 찾아보려고요.”

[박선영은 누구?] 1982년생으로 동덕여자대학교 문헌정보학을 졸업했다. 2007년 SBS 15기 공채아나운서로 입사해 ‘8뉴스 ‘좋은아침 등을 진행했고, 2009년 SBS 연예대상 아나운서상을 타기도 했다. 현재 라디오 ‘박선영의 씨네타운 DJ를 맡고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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