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위안화 3대 기축통화로...글로벌 금융도시 ‘역외 허브’ 러브콜
입력 2015-12-01 17:01 

중국 위안화가 마침내 국제통화기금(IMF) 기축통화체제인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돼 글로벌 3대 기축통화 대열에 합류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집행이사회 종료후 위안화의 SDR 통화 편입을 의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식 편입시점은 내년 10월1일부터다. 라가르드 총재는 위안화 편입 기자회견에서 위안화의 SDR 통화 편입은 중국이 세계경제로 통합되는 중대한 이정표”라며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위안화 SDR 편입비율은 10.92%로 결정됐다. 미국 달러화(41.73%), 유로화(30.93%)에 이어 세번째로 큰 비중이다. 다른 기존 SDR편입 통화인 일본 엔화(8.33%)와 영국 파운드화(8.09%)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당초 위안화 편입비중이 15%를 넘어설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었던만큼 기대만큼 실제 편입비중이 높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제조업에 이어 금융분야에서도 빠른 속도로 세력을 확장하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압력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달러화의 SDR 편입 비중은 위안화 편입전 41.9%에서 위안화 편입후 41.73%로 큰 변화가 없다. 유로화의 경우 37.4%에서 30.9%로, 파운드화는 11.3%에서 8.09%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이와 관련해 IMF 관계자는 SDR통화 비중을 결정하는 공식을 무역결제대금 사용 비중은 줄이고 금융투자에 사용되는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변경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흥국 통화로 달러나 유로화처럼 국제 무역 결제, 금융거래 등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는 위상을 갖추게 된것은 위안화가 처음이다. 전세계 제조업을 장악한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 굴기를 통해 미국과 통화패권을 다투는 한편 글로벌 금융시장까지 접수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는 평가다. 복수 기축통화로까지 자리매김한 위안화에 대한 구애의 몸짓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뉴욕·영국 런던·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세계적 금융도시들은 벌써부터 ‘역외 위안화허브를 자처하며 각축전에 나섰다. 기축통화 위상을 갖춘 위안화시장을 놓치는 것은 곧 글로벌 금융허브 전쟁에서 돌이킬수 없는 패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중심으로 미국 정·재계 거물들이 미국내 위안화 거래소·청산소 설립을 추진하는 실무그룹을 구성했다. 블룸버그 전시장이 실무그룹 의장을 맡고, 티머시 가이트너와 헨리 폴슨 등 두 명의 전직 미국 재무장관이 공동 의장에,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메어리 샤피로가 부의장에 각각 취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월가 대형은행들이 중국공상은행(ICBC) 등 중국 대형 은행들과 협력 구축을 통해 위안화 허브 구축 참가를 선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위안화 직거래와 청산시스템은 중국에서 막대한 상품과 서비스를 사들이는 미국 기업들의 위안화 헤지 등 위안화 거래서비스 활성화를 통한 비용절감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내로라 하는 미국 정·재계 거물들이 위안화 거래소 설립에 나선 것은 위안화 SDR 편입을 신호탄으로 시작될 전세계적 차원의 ‘위안화 허브 구축싸움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그간 미국은 중국 금융시장정책 불투명성 등을 이유로 위안화와의 연대에 소극적이었지만 위안화가 결국 3대 기축통화로 부상하자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선 것. 무엇보다 월가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인 영국 런던이 이미 상당폭 위안화 허브 구축에 나섰다는 점에서 마냥 뒷짐만 쥐고 있을 수 없게된 상태다. 지난 2013년 영국은 유럽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인민은행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뒤 청산결제은행까지 개설했다. 이어 지난 10월 런던에서 사상 첫 역외 위안화 표시 국채까지 발행했다. 독일도 최근 위안화 허브를 위해 프랑크푸르트에 위안화 상품거래소를 설립했다. 해외에서 위안화 자산상품을 소개하고 투자할수 있는 시장이 열린 것은 처음이다. 아시아에선 이미 홍콩이 튼튼한 위안화 허브로 자리매김한 상태로 싱가포르·일본·한국·대만도 위안화 허브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홍콩은 중국과 가장 밀착된 역외 위안화 허브로 위안화 직거래는 물론 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제도인 ‘후강퉁까지 시행되고 있다.
현재 홍콩내 위안화 예금은 총 9000억 위안에 달하고 그다음은 싱가포르로 3000억 위안수준이다. 싱가포르 금융당국은 지난달 자국 은행들이 본점에서 직접 위안화 대출을 해줄 수 있는 ‘싱가포르-중국간 위안화 특구에 기존 장쑤성의 쑤저우와 텐진에 이어 충칭을 추가했다. 또 역외 위안화로 중국 증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위안화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RQFII) 한도도 종전의 2배인 1000억 위안(약 18조1000억원)으로 늘렸다. 3년 전 엔화~위안화간 직거래를 텄던 일본은 올들어 위안화 채권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고 대만도 최근 역외 위안화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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