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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있어도 막 쓰지 않은 KIA의 ‘합리주의’
입력 2015-12-01 06:01 
KIA 타이거즈의 김기태 감독.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2월의 첫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남아있는 매물은 사실상 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슬그머니 발을 뺐다. 2년 연속 외부 FA 영입은 사실상 없다.
11명의 FA가 지난달 28일까지 원 소속구단과 합의하지 못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7명의 선수가 새로운 팀을 찾았다.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가 2명씩이며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kt 위즈가 1명을 영입했다. 외부 FA 미영입 5개 구단 가운데 KIA도 포함됐다.
FA 미계약자는 4명. 그러나 해외 진출을 선언한 김현수(두산 베어스)와 기초 군사훈련 중인 오재원(두산)을 제외하면, 남은 FA는 박재상(SK 와이번스)과 고영민(두산)이다. 시장은 슬슬 정리 분위기다. KIA도 정리 모드다.
KIA는 ‘집 토끼 이범호만 붙잡았다. 외부 전력 보강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투수 배힘찬과 이윤학, 외야수 윤정우를 영입한 게 전부.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를 데려갈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KIA가 원하는 선수가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KIA는 빈손이다. 2년 연속이다. KIA가 마지막으로 외부 FA를 영입한 건 2013년의 이대형이다. 이마저도 뚜렷한 목적이 있었다. 이용규의 한화행으로 새 리드오프를 구해야 했다. 올해도 목적이 없지 않았다. KIA는 메워야 할 자리(외야수-마무리 투수)가 있었고 때마침 시장에도 나왔다.
조쉬 스틴슨, 에반 믹과 결별한 KIA는 새 외국인투수 2명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희망 포지션은 모두 선발투수다. 올해 뒷문을 책임졌던 윤석민도 선발진에 가세한다. 현실적으로 마땅한 마무리투수 후보가 없다. KIA도 FA 시장을 통해 마무리 투수를 영입할 의사가 있었다. 지난 2010년부터 177세이브를 올린 손승락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KIA가 생각한 것보다 손승락의 몸값은 비쌌다. 금고에 자금이 없지 않았다. 마음만 먹으면, 아껴뒀던 돈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범호와 협상에서 나타났듯, KIA는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선에서 FA를 영입하고자 했다. 그 기조를 잃지 않았다.
손승락은 공식 발표 기준으로 롯데와 60억원에 계약했다. KIA의 역대 FA 최고액 수준이다. 지금껏 KIA가 외부 FA에 가장 씀씀이가 컸던 건 2012년의 김주찬의 4년간 50억원(계약금 26억원, 연봉 5억원, 옵션 4억원)이었다.

2년 전 LG 트윈스에서 데려온 이대형은 그 절반 수준이다. 계약규모가 계약기간 4년 총액 24억원(계약금 10억원 연봉 3억원 옵션 2억원)으로 과열 양상의 FA 시장을 고려할 때 큰 씀씀이는 아니었다.
김주찬 이상을 쓴다는 건 KIA에게 꽤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꼭 성공해 전력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다. 구단은 물론 선수도 그렇다. 새 팀에 적응해 기대만큼 실력을 발휘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KIA는 지금껏 외부 FA를 영입해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물론, 매력적인 선수가 없지 않다. 김현수는 KIA가 찾던 외야수에 적합한 후보다. 김현수가 해외 진출에 100% 성공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실패할 경우,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룬 두산 잔류에 무게를 뒀다. 게다가 몸값도 크게 뛰어올랐다.
거액을 들여 외부 FA 영입 시, 이는 잣대가 되기 마련이다. 여기에 ‘호랑이군단의 에이스 양현종은 한 시즌을 더 뛸 경우, FA 자격을 취득한다. ‘예비 FA 양현종에 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외부 FA 영입 시 보상 선수로 누군가가 이탈할 수 있다. 리빌딩을 하고 있는 KIA에게 젊은 선수를 내주는 건 그리 달갑지 않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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